“김정은, 스스로 ‘땅딸보’라 부르며 농담”…靑 “사실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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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6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과 면담·만찬한 약 10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만찬이 끝난 뒤 북측이 마련한 차량에 탑승한 특사단을 배웅하는 장면. 왼쪽부터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정은,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6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과 면담·만찬한 약 10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만찬이 끝난 뒤 북측이 마련한 차량에 탑승한 특사단을 배웅하는 장면. 왼쪽부터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정은,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과의 면담 및 만찬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소재로 무겁지 않은 농담을 섞어가며 대화를 이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정은이 해외언론을 통해 보도된 자신에 대한 평가와 이미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며 “이에 대해 무겁지 않은 농담을 섞어서 여유 있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특히 김정은은 특사단과의 만찬에서 스스로를 ‘땅딸보’라고 칭하며 농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김정은을 향해 “작고 뚱뚱하다”고 비꼰 바 있다. 그는 “나는 김정은을 ‘땅딸보(shot and fat)’라고 하지 않는데 그는 왜 나를 ‘늙었다’고 모욕하는가”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동안 김정은을 ‘핵무기를 가진 미치광이(madman)’ ‘꼬마 로켓맨’ ‘병든 강아지’ 등으로 표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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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만찬에 나온 평양온반은 북한이 방남 때 들었던 남측 인사들의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메뉴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했을 때 우리 측 인사가 ‘평양은 냉면이 최고라던데 맛보고 싶다’ ‘평양식 온반은 어떤 음식인가’라고 말했는데 첫날 만찬에 온반이 나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구면이었던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북한 음식이 입에 맞습니까”라고 물으며 특사단을 챙겼다고 한다.

둘째 날 점심 역시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으로 특사단을 안내했는데,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원래 평양 인민들은 냉면을 두 그릇씩 먹는다”면서 특사단에 냉면을 더 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9일 김정은이 자신을 ‘땅딸보’라고 칭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특사단과 김정은 간 만찬에서 오간 가벼운 이야기는 참석했던 다섯 명의 특사만 알고 있다”며 “어렵게 만들어진 한반도 긴장 완화 분위기를 해치는 보도를 삼가달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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