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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인허가 때문 … 새로운 유형의 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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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26일 오후 기자들에게 현대.기아자동차 본사와 글로비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해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 주)

-수사 범위는.

"현대차 그룹 전체에 대한 전반적 수사가 아니다. 검찰 수사는 현대차 그룹의 위상과 역할,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일요일에 압수수색한 이유는.

"회사가 영업 중일 때 압수수색을 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기업활동에 지장을 줄 우려가 크다. 기업의 대외신인도 추락 등 각종 오해가 많을 것으로 보여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검찰은 24일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음)

-기아차 인수 때문인가.

"기아차 인수와는 관련이 없다. 현대.기아차 사업과 관련해 수사한다."(※현대차는 1998년 12월 기아차를 인수했음. 기아차 인수 이후의 문제를 수사하고 있다는 의미임)

-현대차 임원에 대한 조사는.

"이제 수사시작 단계다."(※아직 임원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뜻임)

-현 정부와 관련 있나.

"밝힐 단계가 아니다."

-정부를 상대로 한 사업 때문인가.

"무관하진 않다. 건축 인허가 때문이다."(현대차는 건설계열사 엠코를 갖고 있음. INI에서 최근 이름을 바꾼 현대제철이 충남 당진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임)

-현대차 후계구도와의 관련은.

"전혀 아니다. 그건 확인해 주겠다."(※글로비스의 최대 주주는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임. 김씨의 로비자금은 글로비스의 비자금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됨. 따라서 검찰 수사가 후계구도와 연관된 것일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한 대답임)

-주식과 관계 있나.

"잘 모르겠다."(※정의선 사장이 글로비스의 대주주가 되는 과정을 뜻함)

-내부 제보가 있었나.

"글로비스를 통해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정보였다. 현재 수사가 비자금 자체를 보겠다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 전체에 대한 수사로 오해하지 말라."

-김재록씨와 글로비스의 관계는.

"김씨에게 흘러간 로비자금이 글로비스를 통해 조성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액수는 수십억원대다."

-김씨가 돈을 받았다고 진술했나.

"본인을 상대로 구체적인 진술을 듣지 않았다. 올 1월 김씨를 체포한 뒤 그동안 내사를 진행하면서 혐의를 일부 포착했다."(※김씨는 올 1월 알선수재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풀려남. 김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금융계 마당발'로 통했다)

-(글로비스의) 비자금 조성 기간과 돈을 준 시점은.

"확인해 줄 수 없다."

-로비대상은 정치인인가, 관료인가. 성공했나.

"밝힐 수 없다."

-김씨가 아서앤더슨 때인가, 인베스투스글로벌 때인가.

"모르겠다."(※김씨는 97년 말 아서앤더슨 한국지사장을 맡았고, 2002년 인베스투스글로벌을 설립함)

-(김씨의) 대출 알선과 기업인수 개입 혐의인가.

"김씨의 구속영장에 나온 두 가지 혐의 유형과는 다른 것일 수 있다."(※김씨는 부실기업 인수 및 금융권 대출 알선을 해주고 14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4일 구속수감됨)

김종문 기자

◆ 글로비스㈜=물류사업을 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다. 그룹이 생산한 자동차와 부품 등을 국내외에 운송하는 일을 맡고 있다. 현대차가 미국 등 해외에 공장을 많이 짓고 있어 부품과 철강재 수출이 늘어나면 매출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2001년 한국로지텍으로 설립돼 2003년 7월 지금의 이름으로 회사명을 바꿨다.

◆ 현대오토넷=국내 최대 자동차 전장(電裝)부품 회사다.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수신기, 전자제어용 부품 등을 만들고 있다. 2000년 2월 옛 현대전자 전장사업부가 분사해 만들어졌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7월 인수했고, 그해 11월 정의선 사장이 최대주주였던 본텍(기아차 전장 회사)을 합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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