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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문명 핀 곳서 건축도자를 한눈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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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의 중심 건물인 원형 전시관 외벽은 신상호 관장이 제작한 ‘구은 그림’ 5000장이 장식하고 있다(上). 개관기념전으로 마련된 ‘2006 세계건축도자전’에 출품된 ‘한국회화에 대한 도자회화’를 감상하는 관람객들.

경남 김해시 진례면은 가야 문명의 발상지이자 김해토기의 고향이다. 일본인이 평생 한 점 소장하고 싶어한 김해 다완(막사발)이 여기서 태어났다.

그 전통을 이으며 김해 도자의 새 이름을 알리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이 진례면 송정리 358번지에 24일 문을 열었다. '클레이아크(Clayarch)'는 흙(clay)과 건축(Architecture)이 더해진 합성어. 건축물에 쓰이는 흙집.기와.벽돌.타일.박공.위생도기 등이 모두 건축도자다. 도자와 건축이 각기 지닌 장점을 협력해 편리하고 건강한 생활 예술 문화를 일구자는 뜻을 담았다.

23일 오후 열린 개관식은 세계 최초의 건축도자 미술관을 보러 온 국내외 미술인들로 잔치 분위기였다. 초대 관장을 맡은 신상호(59.홍익대 도예유리학과) 교수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건축도자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이런 움직임을 바탕으로 건축도자 분야의 미래를 여는 첫 번째 주자로서의 역할을 떠맡고자 한다"는 환영사로 손님들을 맞았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크게 전시관.연수관.체험관.사무동으로 이뤄졌다. 전시는 물론, 작가와 일반인이 머물며 작품을 만들고 도자 현장 체험을 할 수 있는 종합 시설이다. 이미 100여 개 장인공방으로 조성된 도예촌과 손잡고 다양한 지역도자기축제를 벌이고 도자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지하 1층 지상 2층의 1064평 원형 전시관 외벽은 신상호 관장이 제작한 도자타일 5000장이 장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원시 미술의 문양과 한국 오방색을 소재로 한 이 '구운 그림' 도자타일은 접착 성분 없이 건물에 고정돼 건물이 옷을 갈아입는 듯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개관기념전으로 마련된 '2006 세계건축도자전'(10월 1일까지)에는 열 개 나라 16명 작가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을 위해 제작한 47점 도자가 선보이고 있다. 건축도자의 1세대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니노 카루소가 현장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영국의 도자가 토니 헵번은 한국 청자에 경외를 보내는 '코리안 게이트'를 내놓았다. 신상호 관장은 "빛나는 한국 도자기의 전통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이 도자와 건축의 접목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055-340-7016(www.clayarch.org).

김해=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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