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에 성추행 당했다” 미투 폭로…민주당 "복당 힘들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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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으로 활동하다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중인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인터넷 매체인 프레시안은 7일 정 전 의원이 2011년에 자신을 지지하는 대학생 A씨를 강제 추행했다고 보도했다.

정봉주 전 의원. [중앙포토]

정봉주 전 의원. [중앙포토]

프레시안에 따르면 언론사 지망생이었던 A씨는 정 전 의원을 2011년 11월 서울 시내 모 대학에서 열린 정 전 의원의 강연에서 처음 만났다. 정 전 의원의 팬이었던 A씨는 정 전 의원의 명함을 건네받았고, 이후 둘 사이에 연락이 오갔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A씨가 다니던 학교에서도 강연을 했는데, 당일 A씨는 친구들과 함께 정 전 의원과 뒤풀이 자리를 가졌다. 그 뒤로 정 전 의원은 수시로 “뭐하느냐” “바쁘냐” 등의 연락을 했고, 이를 이상하다고 느낀 A씨는 연락을 피했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A씨의 친구 B씨에게도 ‘A는 요즘 뭐하고 지내기에 연락이 안 되느냐’ ‘A랑 친한 C도 예쁘고 좋은데 너무 세보여서 좀 그렇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한동안 뜸하던 정 전 의원의 연락은 그가 2011년 12월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징역 1년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더 집요해졌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수감일(같은 해 12월 26일) 전에 한 번만 얼굴을 보고 싶다’는 취지로 연락했고, 그에게 동정심을 느낀 A씨는 약속 장소인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로 갔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호텔 직원은 1층 카페에서 기다리던 나를 한 객실로 안내했고, 곧 정 전 의원이 들어와 ‘보고 싶었다’며 껴안고 입맞춤을 시도했다. 놀라서 정 전 의원을 밀치고 빠져나왔다”고 주장했다.

입감 직전 아내에게 영상편지를 보내고, 시민들에게 큰 절로 인사하는 정 전 의원을 TV로 지켜본 A씨는 “저 사람들은 힘 없는 대학생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성적으로 다가오는 (정 전 의원의) 뻔뻔함을 알고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2012년 12월 만기 출소한 정 전 의원은 다시 A씨에게 연락해 만남을 요구했지만, A씨는 연락을 차단했다고 한다. A씨는 7년 전 일을 폭로한 이유를 묻는 해당 매체의 질문에 “이런 파렴치한 사람에게 그런 큰 일(서울시장)을 맡길 수 없다”고 답했다. A씨는 현직 기자라고 한다.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정봉주 전 의원 측 인사가 정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기자 회견에 사용될 예정이던 발언대를 철거하고 있다. [뉴스1]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정봉주 전 의원 측 인사가 정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기자 회견에 사용될 예정이던 발언대를 철거하고 있다. [뉴스1]

해당 보도가 나온 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연남동 경의선숲길에서 열릴 예정이던 서울시장 출마 회견을 무기한 연기했다. 정 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A씨를 만난 건 맞다”면서도 “한 편의 완벽한 소설을 썼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겠다”며 “1~2일 안에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공식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 전 의원 측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성추행 의혹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밝혔지만, 회견을 십여분 앞둔 시점에 돌연 취소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말 정치인으로는 유일하게 대통령 특별사면 대상자로 포함되면서 출소 뒤 10년간 금지됐던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지난달 7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복당을 신청했다. 정 전 의원에 대한 당원 자격심사는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어, 현재 당적은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태가 전개되는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지만,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징계 사유이기 때문에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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