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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김영철 방남, 남북대화 위한 불가피한 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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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대북특별사절단의 방북 결과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고비를 맞이한 것 같다” 고 말했다. 또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최근 방남에 대해 “남북대화를 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으니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해 가진 여·야 5당 대표들과의 ‘안보 회동’에서 “외신 보도라든지 트위터를 보면 아마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고 계시지 않은가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의를 해왔다”며 “이 기회를 어떻게 살려 나가면 좋을지 대표님들께서 고견들 많이 말씀해주시고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모인 게 처음인 것 같다”며 “국회나 당의 복잡한 사정이 있을 수 있고, 당내에서 반대가 있을 수 있는데도 이렇게 초청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앞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물살을 탈 텐데 여야 당 대표자가 언론을 보고 아는 게 아니라 사전에 대통령께서 미리 초청해주시고, 논의되고, 국정 파트너로 역할 한다면 앞으로도 협치가 원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안보 문제에 대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적하자 “(두 대표의) 우려는 잘 알고 있고, 대통령이나 정책담당자께서 국정과 안보를 책임지는 주체인 만큼 충분히 고려하고 실행해나가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최근 방남에 대해 “남북대화를 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으니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과) 절대로이면 합의도 없었다”면서 “남북대화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제재 압박이 이완되는 것은 없으며, 선물을 주거나 하는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가 ‘김 부위원장의 방남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천안함 유족의 뜻을 잘 알지만 이런 비극적인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남북 평화로 가는 것은 남북대화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미국과 긴밀한 협조를 얻어서 하는 것”이라면서 “한미간에 일치된 입장을 가져야 비핵화를 위한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과 관련,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하는 게 맞다. 정부 주도 개헌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주도 개헌 논의를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이) 국민적 약속이고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국회가 하는 것이 우선이기는 한데 국회가 안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국회가 개헌을 적시에 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 쪽에서도 그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많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GM군산공장 폐쇄로 전북경제는 IMF 때와 다르지 않다. 군산공장 폐쇄는 막아야 한다”며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은 고용보장과 노동승계를 전제로 해야 한다.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개성공단 관계자들이 방북신청을 하고 정부 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검토해 남북교류의 청신호를 밝혀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와 관련해 “한미동맹 관계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지, 해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이용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가 문 특보가 한미동맹을 해치기 때문에 해촉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문 대통령은 ‘문 특보는 교수이기도 하고 자문역이기도 하다’며 이런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7일 청와대에서 100분간 오찬 회동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오찬 회동엔 청와대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김의겸 대변인이 참석했다. 정당에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참석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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