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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대화 실패는 불신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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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워싱턴=한남규특파원】미하원외무위 아시아-태평양소위(위원장 「스티븐·솔라즈」의원)는 한국정부의 북방외교정책 표명, 재야의 주한미군철수 시위등과 때를 맞추어 24일 미민간 한국관계전문가 4명을 증인으로 초청, 한반도통일문제에관한 청문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강조하고 한반도 통일을 향한 주변 강대국의 태도변화등 새로운 분위기 조성을 지적했다. 다음은 토론요지.

<미하원 아·태소위 한반도통일 문제 청문회요지>
▲「랠프·클러프」 존스 홉킨스대교수=과거 남북한 통일문제 협상과 긴장완화의 주요 실패원인은 불신과 의혹때문이었다. 북한이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표명되고 있으나 내가 생각하기로는 그런 행동이 있을것 같지않다. 소련·중공·동구·제3세계국가등 친평양국가들이 참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러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할수는 없다. 작년 KAL기사건과 랑군사태를 생각해야할 것이다. 최근 적군파체포도 우려되는 사태다.
현단계에서 미국이 북한측 제안인 남·북한, 미국 3자회담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 남북한간의 대화가 결실을 맺어 긴장이 완화되면 주한미군철수에 관한 3자회담을 가질수있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한국정부와 협의를 거쳐 곧 KAL기사건후 취한 대북한접촉 금지조치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정부는 북한을 국제사회에 끌어들이는 정책을 취하고있다. 이에따라 미정부와 개인쪽에서 보면 각종 형태로 북한과의 교류를 촉진할수 있는 문호가 열릴것이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나면 한국의 자신감이 강화돼 4대강대국의 동시남북한 교차승인 주장을 완화하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미·일은 먼저 대북한외교관계수립을 제의할수 있게 될지도 모 른다.
한국민 개개인의 열렬한 통일의지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적대감이 심하고 정치제도의 차이가 커 조기통일전망은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전면적인 교류봉쇄는 종식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해서 이것이 전혀 비현실적이라고만은 할수 없다.
통상·여행·우편 및 문화교류등은 불신제거에 매우 바람직하다.
▲「데릴·플렁크」헤리티지재단 아시아문제연구소 연구위원=김일성이 북한의 정치무대에서 사라져야 북한이 한국에 대해 이성적인 태도를 취하게 될것이다. 그러나 김정일의 집권하에 북한의 통일정책이 변화를 가져올지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김일성 사후의 과도기가 안정을 유지할지 불분명하며 김정일은 도전과 위험에 봉착할수도 있을 것이다.
한반도주변강대국중 중공은 83년이래 대한반도태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중공은 북한에 대해 신축성있는 협상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중공자세변화의 전환점은 83년 랑군사태였다. 중공은 북한의 호전성과 예측할수없는 태도에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한·중공간 비공식 접촉의 급격한 확대가 이루어졌다.
반면 소련은 중공과 다른 태도를 취하고있다. 소련은 첨단병기공급등으로 북한을 달래고있다. 그러나 이같은 소련의 태도는 가까운 장래에 바뀔지도 모른다. 소련은 중공과 마찬가지로 한국과의 비공식 관계개선을 내면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공식적 교차승인이 필연적인 추세일뿐아니라 한반도긴장강완화에 최선의 길이라고 인정한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중공과 소련은 서울올림픽후에 올 한반도상황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국은 올림픽후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개선돼 동구권이 한국을 사실상 승인하게되며 5년이내에 공식교차승인의 조건이 무르익게 될것으로 믿는것 같다.
▲「셀리릭·헤리슨」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위원=내가 작년 평양을 방문, 면담한 북한관리들은 한국의 경제발전사실과 적화통일정책을 숨기려 하지않았다. 지난해 한국에서 발생한 재야세력의 반정부시위사태에 대해 당비서 황장엽은 이것이 공산혁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작다고 시인했다.
북한은 미국이 외교정책으로 언명한 남북한 교차승인에 대해 거부하고 있다.
또 북한에는 온건파 테크너크래트 그룹과 강경파가 대립돼었다.
미국은 온건파가 입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신축성있는 정책을 펴야할 것이다.
▲「도로시·오글」미기독교교회협의회 한반도평화 및 통일촉진담당이사=한국민의 통일을 위한 시위는 통일을 향한 진정한 발전이 시작될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다. 작년 여름 노태우씨는 매우 실질적인 처신을 보였다. 다시 한번 노대통령은 시위자들과 대항해서 싸우는 것보다는 협력하는 것이 좋다는것을 깨닫게 될것으로 믿는다.
점점 많은 한국사람들이 미군의 한반도주둔을 통일에 대한 장애로 보고있는 것이 명백하다. 미국은 연합사령부 작전권이양에 대한 협상용의를 보이지않으면 안된다. 미국은 판문점의 적대적 대치와는 다른 형태로 북한과 신뢰조성을 위한 타협을 벌일 용의가 있다는것을 보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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