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교섭단체, 막걸리 회동…외연 넓혀가는 민평당

중앙일보

입력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대북특사 선정을 환영한다.”
대북 특사 파견과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온듯한 발언은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가 5일 한 발언이다.

조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번 대북특사는 한반도 평화의 불씨를 살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이어 장병완 원내대표는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대북특사가 가게 되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조성된 남북 평화체제를 이어가기 위해 신속히 대응한 일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장병완 원내대표. [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장병완 원내대표. [연합뉴스]

최근 민평당의 회의에서는 ‘환영’ ‘기대’ 등의 긍정적인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대북 문제에서는 더 그렇다. 한국GM 군산 공장 등이 걸려 있는 경제 문제에서는 각을 세우고 있지만 대체로 민평당의 스탠스는 ‘우호적’이다. 민평당은 이날 정의당과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을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창당 한 달 만에 처음 연 당 워크숍에서 공론화가 시작됐고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장병완 민평당 원내대표(왼쪽)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5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장병완 민평당 원내대표(왼쪽)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5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변선구 기자

조 대표는 “저희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기존에 진보 1-보수 2이던 교섭단체에서 진보 2-보수 2로 균형을 맞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만나 공식 의견을 전했다.

민평당은 이날 저녁엔 이낙연 국무총리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막걸리 회동을 했다. 조 대표와 장 원내대표, 김경진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 지도부가 참석해 한국GM 군산공장 재가동 문제 등을 촉구했다. 호남 출신인 이 총리과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평당의 막걸리 회동에서는 개헌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앞서 이 촐리는 지난해 취임 직후 “역사상 가장 막걸리를 많이 소모하는 총리 공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평당은이같은 움직임이 지방선거와 그 이후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및 범진보 진영과 대립각을 줄여가며 지방선거 전후 정국에 유연하게 적응하려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과의 ‘선거 연대’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조배숙 대표는 이에 대해 “생각도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자주 밝혔지만, 전남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민평당 박지원 의원은 최근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이 선거 연대를 한다고 하면 민평당과 민주당도 생각해 볼 만한 문제”라고 했다.

지난달 6일 열린 민주평화당 의원총회에서 김경진(가운데), 최경환 의원(오른쪽)이 박지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달 6일 열린 민주평화당 의원총회에서 김경진(가운데), 최경환 의원(오른쪽)이 박지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민평당의 여러 상황과 관련해 김경진 상임선대위원장은 “큰 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대북 정책 등에서 공조를 이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연대와 관련해서는 “보수 진영에서 선거연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연대를 생각할 이유는 없다. 보수 진영에서 선거연대가 진행된다면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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