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동료 위원들도 시설+음식 엄지 척"...평창선수촌 이끈 유승민 IOC 선수위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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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만난 유승민 IOC 선수위원. 그는 평창 겨울올림픽 선수촌장으로서 대회 기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지난 24일 만난 유승민 IOC 선수위원. 그는 평창 겨울올림픽 선수촌장으로서 대회 기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큰 사고 없이 올림픽을 치를 수 있어서 뜻깊습니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5일 폐막한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인 사람이 있다면 유승민(36)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첫 손으로 꼽을 수 있다. 한국 유일의 IOC 위원인 그는 현장에서 처음 겨울올림픽을 맞아 설상 종목 선수들이 주로 묵은 평창선수촌의 선수촌장직을 맡았다. 선수들에게 편안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불철주야로 뛰어다닌 그는 IOC 위원뿐 아니라 스포츠 행정가로서도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에 대한 만족보단 헌신한 자원봉사자들을 향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15층 건물로 8개 동, 600세대로 지어진 평창선수촌을 관장한 유 위원은 지난 24일 "선수들이 1달여간 평창에 머무르면서 큰 사고없이 잘 치러진 것에 대해 감사하다. 특히 선수들이 편안하게 잘 지낼 수 있게끔 고생한 조직위 스태프와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선수단에게 먼저 다가가는 자세로 평창선수촌을 '편안한 선수촌'으로 만들어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6일 오후 강원도 평창올림픽선수촌에서 열린 미국 대표팀 입촌식에서 유승민 IOC 위원이 미국 대표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6일 오후 강원도 평창올림픽선수촌에서 열린 미국 대표팀 입촌식에서 유승민 IOC 위원이 미국 대표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IOC 위원들도 평창선수촌을 극찬한 내용도 소개했다. 유 위원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선수들이 지내는데 쾌적하고 굉장히 편안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좋은 이야기만 들어서 본인도 기분 좋다'고 하더라. 선수촌에 대해 사랑스럽고 편안하단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음식에 대한 문제점 지적도 없었고, 조직적으로 움직인 올림픽 운영에 감탄했다. 선수위원들은 자원봉사자를 칭찬하기에 바빴다"고 말했다. 선수촌뿐 아니라 각 경기장의 매너있는 관중 응원에 대한 칭찬도 소개했다. 유 위원은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떨어진 선수들도 응원해주고 박수쳐주는 국민들의 시민의식에 대한 좋은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선수촌장직을 맡으면서 유 위원은 활발한 스포츠 외교 활동도 펼쳤다.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경기장에서 함께 응원을 펼쳤는가 하면 세계 각 국 정상, 외교 사절 등과도 만나 평창올림픽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해냈다. 또 한국 유일의 IOC 위원으로서 한국 선수들의 경기 현장을 찾아 응원하는가 하면, 스켈레톤 금메달을 딴 윤성빈에 메달을 걸어주는 역할도 해냈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이 5일 2018평창동계올림픽 평창선수촌을 방문해 유승민 선수촌장의 안내들 받으며 선수식당을 돌아보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토마스 바흐 IOC위원이 5일 2018평창동계올림픽 평창선수촌을 방문해 유승민 선수촌장의 안내들 받으며 선수식당을 돌아보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연일 강행군을 펼치다보니 유 위원은 대회 전보다 4kg 빠졌다. 강추위 속에 강행군으로 막판엔 감기 기운까지 얻었다. 그는 "대회 초반이나 중반에 '내가 아프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도 건강에 큰 무리없이 일정을 다 보냈다.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건 영광이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스스로 "평창올림픽은 최소한으로 최대한의 감동과 박수를 자아낸 올림픽"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작은 동네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고, 온 국민이 단합해 응원하는 우리만의 문화는 곧 평창이 남긴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OC 위원으로서도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많은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나는 행운아"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페막하더라도 28일까진 선수촌장으로서 역할을 이어갈 것이다. 선수들이 모두 다 나가기 전에 나는 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끝까지' 선수들과 함께 하려는 유 위원은 '올림픽 후'를 내다보고 있다. 유 위원으로선 평창올림픽 선수촌장직이 '끝이 아닌 시작'이다. 겨울올림픽 현장엔 처음 나선 유 위원은 "치열한 승부의 세계는 하계든, 동계든 다르지 않다. 평창 이후에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외에 있는 스포츠 관계자들이 엄지손가락을 항상 치켜들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만난 유승민 IOC 선수위원. 그는 평창 겨울올림픽 선수촌장으로서 대회 기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지난 24일 만난 유승민 IOC 선수위원. 그는 평창 겨울올림픽 선수촌장으로서 대회 기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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