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 목에 걸기 거부한 캐나다 선수…결국 IOC에 사과

중앙일보

입력

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가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자마자 벗어버린 행동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사과했다.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 미국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패한 캐나다 선수들이 은메달을 목에 걸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미국은 캐나다의 올림픽 5연패를 저지하며 20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사진 연합뉴스]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 미국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패한 캐나다 선수들이 은메달을 목에 걸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미국은 캐나다의 올림픽 5연패를 저지하며 20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사진 연합뉴스]

23일 A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수비수 조슬린라로크(30)는 성명을 내고 전날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시상식에서 한 돌발행동에 대해 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동료에게 사과했다.

앞서 2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캐나다는 연장전에 슛 아웃까지 치르는 혈투 끝에 미국에 2대3으로 패했다. 올림픽 5연패를 노리던 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오랜 라이벌 미국에 20년 만에 금메달을 내준 것이다. 캐나다 선수들은 울음을 터뜨리는 등 실망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이후 열린 시상식에서 동료 선수들 사이에 서 있던 캐나다 수비수 조슬린라로크는 목에 은메달을 걸자마자 곧바로 벗어 손에 들었다. 이 장면은 방송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됐고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는 것.

이에 대해라로크는 성명에서 “시상식 때 경기 결과에 실망해 감정이 앞섰다. 죄송하다”며 “국가대표 선수로서 조국에 메달을 안길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국가대표 선수는 소녀들과 팬들의 롤모델이어야 한다는 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무례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내 행동으로 우리 팀의 가치가 깎이지 않았으면 한다. 대표팀의 노력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외 다른 국가들도 라로크의 행동을 지적했다. 미국 타임은 “어떤 선수들에게는 은메달도 자부심으로 빛이 나는 메달이지만 캐나다 선수에게는 의미가 없었던 듯하다”고 라로크의 행동을 비판했다. 영국 데일리메일도 라로크를 향해 “패배를 인정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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