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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제재시 미국산 치즈·오렌지 수출 타격 입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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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수입제품에 대한 무역 제재를 취할 경우 자국의 농산물 수출이 오히려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미 라디오매체 NPR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대국의 ‘무역 보복’ 조치로 인해서다.

NPR “美 주요 상하원 지역구 타격 불가피…국가안보 이슈 부추길 수도”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제품을 제재해 국내 산업을 살리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유럽 및 아시아 동맹국은 이에 맞서기 위해 미국의 수출제품에 (무역) 보복을 가한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NPR은 타격을 입을 미국 수출품으로 켄터키산(産) 버번(위스키), 위스콘신산 치즈, 플로리다산 오렌지를 꼽았다.

앞서 지난 16일 미 상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에 제안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에는 모든 철강 수입제품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를 매기거나, 한국·중국과 같은 일부 수입국에 대해 5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NPR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 초까지 이런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매체가 언급한 버번, 치즈가 생산되는 켄터키와 위스콘신은 공화당 상·하원 유력 인물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켄터키), 폴 라이언 하원의장(위스콘신)의 지역구다. 특히 켄터키산 버번과 관련해 NPR은 “이 제품은 연간 10억 달러(1조원) 가량 수출한다. 무역 전쟁이 불거질 경우 분명히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매체는 이미 유럽에서는 미국 수출품에 대한 보복성 관세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미 대외무역위원회(NFTC)의 로퍼스 예사 회장은 “(트럼프의 무역 제재는)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멕시코,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이들 국가는 많은 미국 수출품을 사들이는 등 좋은 무역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팻 투미 상원의원은 “우리는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국가안보 이슈를 부추길 뿐더러, (무역 제재에) 따르는 무역 보복이 결국엔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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