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아이스아레나 정빙기 이름이 ‘소주’ ‘삼겹살’이 된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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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과 피겨 스케이팅경기가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정빙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쇼트트랙과 피겨 스케이팅경기가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정빙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강릉 아이스아레나 빙질을 관리하는 ‘정빙기’에 붙여진 독특한 이름이 화제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올림픽에 출전한 22번째로 가장 큰 팀 잼보니 드라이버’(The 22nd-Largest Team at the Olympics: Zamboni Drivers)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평창의 숨겨진 주역 정빙기 운전자들의 일과를 전했다.

강릉 빙판을 누비는 건 선수들만이 아니다. 빙질 관리를 위해 정빙기를 운전하는 이들도 빙판 위의 숨은 주인공이다. 정빙기는 흔히 대표 브랜드 명인 ‘잼보니’(Zamboni)로 불린다. 정빙기는 얼음을 갉아내고 물을 뿌려 얼리는 작업을 반복해 빙판을 평평하게 만드는 기계다.

현재 평창올림픽에서 정빙기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모두 외국인이다. 매체 따르면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잼보니 운행을 위해 외국에서 전문가를 영입했다. 캐나다인인 마크 메서와 다른 6명의 캐나다인, 그리고 한 명의 미국인이다.

7번째 동계 올림픽에 참가한 마크 메서는 “8명이 하루에 16시간씩 일을 한다. 서로가 호흡이 맞지 않으면 일이 잘 못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잼보니를 운전하는 것은 스포츠 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많은 기술과 경험을 필요하다” 며 “누구나 배울 수는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정빙기 작업자들이 작업이 끝난후 소주와 맥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NYT 홈페이지 캡처]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정빙기 작업자들이 작업이 끝난후 소주와 맥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NYT 홈페이지 캡처]

이 인터뷰에서 이들은 현재 강릉에서 운행하고 있는 3대의 잼보니에 ‘지역적인 풍미’( local flavor)를 더해 이름을 지었다. 흥미로운 점은 각각 이름을 정할 때, 일과가 끝난 후 휴식시간에 즐겼던 음식 이름을 붙였다. 그 결과 정빙기의 이름은 정빙기들의 이름은 각각 삼겹살(Pork belly), 소주(Soju), 클라우드(Kloud )가 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정빙기를 정비한 날짜를 적어놓은 칠판에도 각각 P.B, Soju, Kloud라고 적어놓았다. [사진 NYT 홈페이지 캡처]

이들은 정빙기를 정비한 날짜를 적어놓은 칠판에도 각각 P.B, Soju, Kloud라고 적어놓았다. [사진 NYT 홈페이지 캡처]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이들은 정빙기를 정비한 날짜를 적어놓은 칠판에도 각각 P.B, Soju, Kloud라고 적어놓았다.

이들은 평창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못지않은 팀워크를 자랑하며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계속 평창에 머물며 빙질을 관리하게 된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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