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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한ㆍ미 훈련 일정 다음 달 18일 패럴림픽 이후 발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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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이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이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0일 “한ㆍ미 연합 군사훈련 일정은 다음달 18일 패럴림픽이 끝난 뒤 양국이 공동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 “그전까지는 (한·미) 양국이 NCND(확인도 부정도 하지 않음) 기조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알렸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ㆍ미 군사 훈련을 언제 하느냐’는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질문에 대해 “패럴림픽이 다음 달 18일 종료한다. 다음 달 18일 이후부터 4월 이전까지 (기간 중) 한ㆍ미 양국 국방부 장관이 (일정을) 정확히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송 장관이 언급한 연합훈련은 매년 3월께 한ㆍ미가 참가하는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이다. 키리졸브 연습은 컴퓨터를 통해 진행하는 모의전쟁 훈련이다. 독수리 훈련은 미군 증원 병력이 한국에 도착해 야외에서 실제 기동을 하는 실전 대비 훈련이다. 독수리 훈련은 1994년 팀스피릿(TS) 훈련이 폐지된 뒤 한ㆍ미가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서 벌이는 연합훈련으로는 유일하다. 매년 8월 말 실시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키리졸브 연습과 마찬가지로 컴퓨터로만 이뤄진다.

송 장관은 ‘북한이 올림픽 참가 조건으로 한ㆍ미 연합훈련 연기를 요청했느냐’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ㆍ미 연합훈련은 올림픽 정신에 따라서 연기했다는 것이 한ㆍ미 정부의 공통된 보도”라고 강조했다. 양국 합의에 따라 평창 겨울 올림픽 및 패럴림픽 기간과 겹치지 않도록 연합훈련의 일정을 조정했다는 의미다. 이어 “패럴림픽이 끝날 때(다음 달 18일)까지 이 기조를 유지하고 NCND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한ㆍ미 동맹은) 1㎜도 오차가 없다”고도 했다.

‘누가 한ㆍ미 연합훈련을 NCND 하기로 제안했냐’는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내가 동시에 했다”고 답했다. 그는 ‘누가 먼저 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내가 먼저 했다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눈치를 봐서 (연합훈련 일정을) 못 밝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평창 올림픽이 끝나면 훈련을 재개할 것이냐’는 정갑윤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한ㆍ미 군사 당국 간에 군사훈련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한 뒤 군사훈련 재개에 대해해 “반대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 및 주한미군사령관(육군대장)은 “한ㆍ미 연합훈련은 동맹 강화와 북한의 침략 억제, 정전 유지를 위한 유엔사령부의 능력 보장과 준비 태세 유지 등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두 개의 지휘소 연습과 한 개의 야외 기동훈련을 해마다 실시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2개의 지휘소 연습은 키리졸브와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야외기동훈련은 독수리 훈련을 각각 뜻한다.

이 방송은 최근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연합훈련의 축소 또는 중단 목소리가 한국에서 나오는 가운데 브룩스 사령관이 군사 훈련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했다.

한편 북한은 평창 올림픽 이후 한ㆍ미 연합훈련에 대해 이틀째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20일자 노동신문에서 “미 군부 호전세력들이 겨울 올림픽이 끝나는 즉시 남조선 괴뢰 군부 것들과 연합 군사훈련을 재개할 것이라고 떠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전날에도 “(미국은) 공개적으로 올림픽 성화가 끝나는 즉시 남북관계를 끝내기 위해 키리졸브ㆍ독수리 연합 훈련을 재개하겠다고 큰 소리로 떠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원식 전 합참 차장은 “연합훈련이 재개되면 북한이 평창 올림픽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국제적 대북 제재를 깨뜨리는 시도가 무산된다”며 “북한은 미사일 발사 등 도발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사드 비용 분담 요구 가능성”=송 장관은 이날 미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THAADㆍ사드) 체계 기지 비용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차원에서 부담하라고 제기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응)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한ㆍ미 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비용을 미국이 부담하며 한국은 부지만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가 사드 비용을 따로 낸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올해 시작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이 사드 배치 비용을 감안해 증액을 요구하거나 방위비 분담금 불용액에서 일부는 전용할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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