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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로 보니 윤성빈 된듯 짜릿 … 평창선 지금 ‘IT 홍보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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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강원도 강릉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삼성전자 홍보관에서 관람객들이 VR 헤드셋을 쓰고 동계 스포츠를 즐기는 ‘윈터 라이드’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강원도 강릉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삼성전자 홍보관에서 관람객들이 VR 헤드셋을 쓰고 동계 스포츠를 즐기는 ‘윈터 라이드’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여기 스릴 만점이에요. 엎드린 온몸에 진동이 느껴지고 얼굴엔 바람도 막 불어 닥치는데, 이게 스켈레톤 타는 기분이군요.”

기업 홍보관도 뜨거운 기술 경쟁 #삼성, 스켈레톤·스노보드 가상체험 #현대차 미디어로 수소 전기차 표현 #KT는 경기관람 5G 기술 선보여

지난 10일 오후 찾은 강릉올림픽파크 내 삼성전자 쇼케이스(홍보전시관).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쓴 관람객 김영현(24)씨는 작은 침대처럼 생긴 판 위에 엎드려 스켈레톤 경기를 가상으로 체험한 직후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평창 겨울올림픽의 무선통신·컴퓨팅 장비 분야 글로벌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강릉올림픽파크 안에 3069㎡ 크기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기업들이 운영하는 홍보관 중 최대 크기다. 전시관에서 운영하는 10여 종류의 체험 행사에서는 삼성전자의 헤드셋인 기어VR을 쓰고 관람객들이 직접 스켈레톤·스노보드 같은 겨울올림픽 종목을 체험해볼 수 있다. 각 프로그램 입구마다 순서를 기다리는 관람객 수십명이 길게 줄을 섰다. 2층으로 된 전시관 곳곳에서 관람객들이 내지르는 탄성과 웃음소리에 마치 놀이공원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달의 중력을 그대로 재현한 우주탐사 코너에선 VR 기기를 쓰고 몸을 로프에 맡긴 채 달 표면을 걷는 듯한 체험도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온 개리 색리슨(55)씨는 “달 지평선 너머로 지구를 바라본 순간이 가장 멋졌다”며 “VR로 이렇게 생생한 체험이 가능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30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열린 올림픽에서 국내외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휴대전화 사용자가 거의 없던 시절의 1988년 서울올림픽과 달리, 5G 이동통신 기반의 가상현실·증강현실 서비스들과 드론 엔터테인먼트가 평창·강릉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지난 9일 겨울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평창 하늘을 수놓은 1200여 개의 드론. [사진 인텔]

지난 9일 겨울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평창 하늘을 수놓은 1200여 개의 드론. [사진 인텔]

지난 9일 개막식에서 드론쇼를 선보인 인텔은 올림픽 후원사 들 중에서 가장 큰 홍보 효과를 거둔 기업으로 꼽힌다. 인텔은 사전 녹화된 영상에서 1218대의 드론을 소프트웨어로 완벽하게 제어하는 기술력을 보여줬다. 1218대의 드론은 컴퓨터 한 대와 드론 조종사 1명이 제어했다.

이번 올림픽의 국내 통신 파트너인 KT도 올림픽 개막식에서 LED 촛불로 감동의 순간을 연출하는 데 기여했다. 전인권·이은미 등 가수들이 존 레논의 노래 ‘이매진’을 부를 때 등장한 비둘기 모양의 촛불은 KT의 5G 네트워크가 만들어냈다. 가수 주변을 둘러싼 1200명의 강원도민이 손에 든 LED 촛불은 KT가 구축한 5G 초저지연 네트워크로 점화됐다. 사람들이 직접 촛불을 켜고 끈 게 아니라, 공연 감독의 의도에 맞게 5G 네트워크가 원격 제어한 것이다. 이외에도 경기장에 설치된 5G 체험존에서는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싱크뷰 같은 5G 기반 기술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올림픽파크 안에는 기아차 전시관도 있다. VR 헤드셋을 쓴 관람객들은 스포츠세단 스팅어에 앉아 자율주행을 체험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대기 줄이 길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데도 체험해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현대차는 평창올림픽플라자에 위치한 ‘현대차 파빌리온’에서 수소 전기차 기술력과 수소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미디어 파사드 작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강릉=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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