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자주 마렵고 배 아프고’ 설 연휴 여성들 괴롭히는 ‘이 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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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염 이미지 [고대구로병원]

방광염 이미지 [고대구로병원]

‘소변이 자주 마렵고, 배뇨 시엔 아프고, 소변을 보고 나서도 잔뇨감이 남아있고….’

설 연휴에 유독 여성들을 괴롭히는 질환이 있다. 1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방광염은 지난해 설 연휴 기간(1월 27일~29일) 동안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많이 앓은 질환 5위에 올랐다. 전체 환자 5268명 중 여성이 4787명, 남성은 481명으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훨씬 많다. 특히, 30~40대 여성 방광염 환자의 점유율은 평소보다 1.2배 더 많았다.

방광은 보통 추운 날 일수록 민감하게 반응한다. 추위에 노출되면 부신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 호르몬의 양이 증가해 방광을 수축시킨다. 그래서 자주 요의를 느끼게 된다. 전문가들은 계절적인 요인에 주부들의 경우 명절 준비를 위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인 피로가 높아져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또 장거리 이동 시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방광염은 요도를 통해 세균이 방광까지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요도의 길이가 짧고 항문과의 거리가 가까운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방광염은 초기 치료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저항균을 키워 만성 방광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이면서, 육체적으로 무리할 가능성이 높은 설 연휴에는 특히 발병이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극도의 스트레스, 과로, 생리 전후, 성관계 때문에 발병하기도 한다. 방광염의 주요 증상은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배뇨 후 소변이 남은 것처럼 느껴지는 잔뇨감, 배뇨 시 통증이 발생하는 배뇨통 등을 들 수 있고 심할 경우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를 동반한다.

 오미미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급성방광염 때문에 약국에서 약을 사 먹거나 병원 처방약을 복용하다가 의사 상담 없이 함부로 복용을 중단하면 내성균을 키울 수 있고 이는 만성 방광염으로 악화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며 “만성방광염은 방광염을 일으키는 균주가 저항성을 획득해 일반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급성방광염 증상에 있을 시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방광염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명절에 가족 간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여성에게만 일이 몰리면 가족 간 갈등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건강마저 해친다. 물을 많이 마시고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귀성길ㆍ귀경길에는 휴게소에 자주 들러 화장실을 이용하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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