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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Talk] 안정환이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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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이 오노세리머니를 펼치는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안정환이 오노세리머니를 펼치는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안정환이 성화 봉송한 이유.’

인터넷 커뮤니티에 안정환이 ‘오노 세리머니’를 펼치는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글이 화제입니다.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여름스포츠인 축구 전 국가대표 안정환(41)이 예상 밖에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걸 의아해하는 네티즌이 많았는데요. 글쓴이는 안정환이 2002 한·일 월드컵 미국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펼친 세리머니를 보면 빙상인으로 자격이 충분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같은 해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김동성이 안톤 오노(미국)의 석연찮은 동작 탓에 실격을 당하면서 메달을 놓쳤습니다. 안정환은 바로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을 비꼬는 세리머니를 펼쳤던 겁니다. 세리머니 당시 안정환은 김동성 역을 맡았고, 오노 역할은 '그라운드의 악동' 이천수가 맡았죠.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세번째 성화 주자로 나선 안정환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성화봉송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세번째 성화 주자로 나선 안정환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성화봉송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안정환 MBC 해설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네티즌 사이에서 '빙상인'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자 안 위원은 “축구든 쇼트트랙이든 다 똑같이 스포츠인이죠, 뭐. 한참 전에 성화봉송 주자 요청을 받았는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큰 스포츠축제인데 당연히 가야죠. 뭐, 2시간이면 달려가는데”라고 쿨하게 대답했습니다.

원래는 ‘쇼트트랙 여제’ 전이경-‘골프여제’ 박인비-‘반지의 제왕’ 안정환을 거쳐 최종점화자인 ‘피겨퀸’ 김연아가 성화봉을 넘겨받기로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개회식 직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박종아(한국)와 정수현(북한)이 추가되면서, 안 위원 순서는 하나 밀렸습니다.

안정환(오른쪽)이 9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개회식에서 남북 아이스하키팀의 정수연-박종아에게 성화를 전달하고 있다. [중앙포토]

안정환(오른쪽)이 9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개회식에서 남북 아이스하키팀의 정수연-박종아에게 성화를 전달하고 있다. [중앙포토]

사실 안정환 위원은 리허설을 위해 성화 점화대에 이르는 계단을 수차례나 올랐다고 합니다. 안 위원에게 힘들지 않았나 묻자 “어휴~ 계단 오르는 게 뭐 힘든 일이라고요. 저 말고 추위 속에서 자원봉사 분들과 다른 많은 분이 고생했죠. 만약 프로그램상 제가 빠져야 하면 괜찮다고 미리 이야기했어요. 남북선수가 김연아 씨에게 성화봉을 넘겨주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오노 세리머니’에 대해 안정환 위원은 “2002년에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가 억울하게 메달을 빼앗긴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거든요. 이번에도 평창올림픽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입담을 뽐내는 안 위원은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에서 해설자로서 마이크를 잡을 예정입니다. 안 위원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평창올림픽 금메달 기운이 우리 축구대표팀 선수들에게 전달됐으면 해요. 대한민국이 ‘쭉~~’ 잘됐으면 좋겠어요. 국민들 웃게 만들고.”

강릉=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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