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 김여정 청와대에 들고온 파일에 '국가상징' 로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김여정(29)이 10일 청와대 들고 온 파란색 파일에 관심이 쏠렸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 접견 및 오찬에서 어떤 수준의 메시지를 가져왔을까 하는 점에서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10일 문재인대통령 접견을 위해 청와대에 들어서고 있다. 그의 손에 들린 파란색 파일에 북한 국가상징 엠블럼이 새겨져있다.[중앙포토]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10일 문재인대통령 접견을 위해 청와대에 들어서고 있다. 그의 손에 들린 파란색 파일에 북한 국가상징 엠블럼이 새겨져있다.[중앙포토]

김여정은 청와대 접견장에 등장하면서부터 이 파일을 손에 직접 들고 왔고, 자리에 앉을 때는 테이블 위에 반듯하게 놓아두었다. 이 파일 한쪽면 표지는 금박으로 장식된 로고와 글자 등이 새겨져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여정의 앞에 놓인 파란색 파일. 김여정 옆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 [중앙포토]

김여정의 앞에 놓인 파란색 파일. 김여정 옆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 [중앙포토]

관련 사진 등을 확대해 분석한 결과 이 로고는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장(國章)'이라 부르는 국가 상징 엠블럼으로 파악됐다. 이 국장은 북한 정권수립 때인 1948년 만들어졌고 공산당을 상징하는 붉은 별과 함께 백두산, 수풍댐 등이 그려져 있다. 벼이삭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띠고 있다.

북한의 국가 상징 엠블럼인 '국장'

북한의 국가 상징 엠블럼인 '국장'

이 파일에 북한 국장이 새겨진 것으로 볼때 김정은이 그 동안 주로 써온 노동당 위원장 직함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자격으로 대남 메시지를 보냈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게됐다.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교감이나 향후 정상회담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으로 격을 형성하려는 뜻이다.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국방위원장' 직함을 썼다.

금박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장' 새겨져 #김정은 당 위원장 아닌 '국무위원장' 자격으로 보낸 듯 #정상회담 등서 '국가 대 국가'로 상대하겠다는 의미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yj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