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문학포럼 참석 재일작가 현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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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재외동포재단과 대산문화재단,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등이 공동주최하는 '한민족문학포럼'이 3일 이틀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디아스포라(Diaspora.분산), 아이덴티티(Identity.정체성)그리고 문학'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고은.김우창.최원식.권영민씨 등 국내 작가와 평론가는 물론 아나톨리 김(러시아).이회성(일본).일레인 김(미국).김학천(중국)씨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비중있는 작가들이 대거 참가했다.

동포작가 중에는 오사카 빈민촌의 재일동포 사회를 그린 소설'그늘의 집'으로 2000년 신인에게 주는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을 받았던 현월(38.본명 현봉호.사진)씨가 끼어 있었다.

현월은 "부친이 경영하던 신발 공장 일은 2년 전 그만두고 소설 쓰기에 전념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고졸이 최종학력인 현월은 아르바이트.해외여행 등에 매달리던 어느날, 갑자기 소설이 쓰고 싶어 문학학교에 등록,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현월은 '문학의 위기'는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게임.인터넷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경제적인 여유가 뒷받침돼 사람들이 문학 작품을 점점 읽지 않는 가운데 '해리 포터' 등 일부 베스트 셀러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거의 팔리지 않는, 중간층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월은 "어차피 팔기 위해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신념대로 계속 써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재일동포라는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일본인 사회에 관한 소설을 썼지만 한계를 느끼던 차에, 어려서부터 들어서 알고 있는 재일동포에 관한 얘기들을 썼더니 반응이 좋았다"는 것이다.

현월은 '소재적인 특성 외에 어떤 점이 일본 문단에서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쑥스러운 듯 "소설이 박력있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답했다.

현월은 "앞으로는 한국에서 사는 일본 사람, 일본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건너 온 재일동포들의 얘기를 써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월은 4일 고은씨와 함께 '나의 삶, 나의 문학'이라는 주제의 발제자로 나선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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