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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유례없는 부정선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김영삼 전 민주당 총재는 26일 오전 부산서구 자신의 지구당사에서『폭력, 금품, 조직적인 중앙의 계획과 계산에 의한 흑색선전 등 사상 유례없는 부정선거가 자행되고 있어 이번 선거는 선거가 아닌 쿠데타』라고 격렬히 비난하고『선거결과에 따라 본인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며 국민들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전두환-노태우 세습정권은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하는 선거 전을 벌여 몇 개 선거구를 돌아보니 그 자체가 살벌한 전쟁터였다』면서『선거 후 과연 정국이 안정될 지 염려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평민당의 박영숙 총재권한대행은 26일『민정당 정권이 위장된 민주화로 국민을 속이고 후안무치하게도 공명선거를 주장하며 지난 대통령선거에 이어 또다시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민정당 정권의 부정선거는 선거결과에 승복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박 대행은『민정당 정권이 오늘의 투·개표과정에서도 선거쿠데타 음모를 중지하지 않는다면 중대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26일 오전 자신이 출마한 부여에서 투표를 마친 후『선거운동 과정에서 민정당 측이 부정·타락선거를 자행해 선거후유증이 예상된다』며『이제는 새로운 민주화시대를 맞아 모든 정치인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주권자의 바람에 어긋남이 없이 민주주의를 생활화 할 수 있는 새 정치를 펼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 총재는『내가 이미 예상했던 대로「지역 당」이 출현할 것』이라며『13대 국회가 개원되면 정치제도 개선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해 현행 선거제도가 아닌 의원내각제에 의한 정치체제의 변화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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