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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이어 하늘서도 '플라스틱 프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라이언에어 항공기.[연합뉴스]

라이언에어 항공기.[연합뉴스]

 땅에 이어 하늘에서도 ‘플라스틱 프리(free)’ 바람이 불고 있다.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5년 뒤까지 기내 플라스틱 용기 등을 없애겠다고 발표하면서다.

하늘 위 쓰레기 연간 520만t #라이언에어 "2023년까지 플라스틱 없애겠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마이클 오리어리 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CEO)가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2023년까지 제거하기로 선언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방침은 기내뿐 아니라 본사와 지사 등에도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오리어리 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CEO). [가디언 캡처]

마이클 오리어리 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CEO). [가디언 캡처]

  이에 따라 라이언에어는 2023년까지 플라스틱 컵 대신 생분해되는 재질의 컵을 사용할 계획이다. 나무 수저를 쓰고 비닐·알루미늄으로 된 기내식 포장도 종이로 대체한다. 항공사 측은 고객들이 기내에 재사용이 가능한 컵을 가져올 수 있게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케니 제이콥스 라이언에어 최고마케팅경영자(CMO)는 이 같은 방침을 밝히면서 “라이언에어는 이미 승객 1인당 탄소 배출량 면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항공사’라고 자신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항공사 측은 2014년 연료 효율성이 뛰어난 기종 ‘보잉737 맥스’ 100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라이언에어는 이산화탄소 배출부담금인 ‘탄소상쇄비’를 원하는 고객에 한해 항공료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항공기 제조업체와 협력해 기내 플라스틱 부품 역시 재활용이 가능한 부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라이언에어가 2023년까지 '플라스틱 프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캡처]

라이언에어가 2023년까지 '플라스틱 프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캡처]

 마이클 오리어리가 그간 항공사의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를 부정하면서 환경주의자들을 ‘러다이트(luddites, 신기술 반대자)’라고 주장해온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 행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 정책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일회용 소비문화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선언한 지 수주 만에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이언에어가 2023년까지 '플라스틱 프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라이언에어 항공사 트위터 캡처]

라이언에어가 2023년까지 '플라스틱 프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라이언에어 항공사 트위터 캡처]

 ‘폐기물 제로’에 앞장서는 친환경 항공사는 이뿐 아니다. 앞서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미 기내서 사용되는 컵을 자연 분해되는 종이컵으로 전환했고, 사용하지 않은 27t가량의 어메니티 키트를 버리지 않고 노숙자 보호소 등에 기부하기도 했다. 어메니티 키트는 항공기에 탑승할 때 제공되는 칫솔과 치약, 안대, 양말 등 생활용품 패키지를 말한다.

 버진아메리카 항공 역시 헤드셋 모든 부품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남은 기내식을 식량 구호단체에 보내는데 그 양은 매달 87t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내식. [영국 가디언 캡처]

기내식. [영국 가디언 캡처]

 가디언에 따르면 2016년 한해 비행기에서 만들어진 쓰레기만 520만t에 달했다. 260만대 차량의 무게와 맞먹는 수치다. 이 쓰레기는 매립되거나 태워졌는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여기에 드는 비용만 5억 달러(약 5365억원)다.

 캐나다 컨설팅업체 VCMI는 2014년 유럽 항공사들이 매년 버리는 음식의 양은 빈곤국 거주자 20만명의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서에서 밝히기도 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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