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붙은 김태흠·홍준표…“사당화” vs “잘라버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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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와 김태흠 최고위원(오른쪽).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와 김태흠 최고위원(오른쪽).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이 서울 4곳을 비롯한 전국 24곳의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을 선정한 31일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태흠 최고위원과 홍준표 대표가 언쟁을 벌였다.

이날 현역 비례대표이자 홍 대표의 비서실장인 강효상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 달서구병 당협위원장으로 확정됐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사당화’라며 극렬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강 의원의 대구 당협위원장 인선은 원칙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홍 대표에게 지적했다”며 “김순례, 신보라 의원은 배제했는데 같은 비례대표인 강 의원만 특혜를 주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에 김 의원과 신 의원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 김 최고위원은 “강 의원도 대구 지역에 살지 않는 건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그러자 홍 대표는 김 최고위원을 향해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강북에 출마하라”면서 “그렇게 하면 (최고위원직을) 자르는 수가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고 김 최고위원은 전했다.

두 사람의 언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지도부와 빈번하게 마찰을 빚어왔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임명을 두고 “이 엄동설한에 당원들은 모두 추위에 떨고 있는데 당 대표가 가장 따뜻한 아랫목을 염치도 없이 덥석 차지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홍 대표는 “눈앞에 날파리가 어른거린다고 해서 거기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내 길을 간다”며 김 최고위원을 ‘날파리’에 비유했다.

지난해 김 최고위원이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주민이 대피해 있는 흥해실내체육관을 찾자 홍 대표는 그를 껴안으며 “김 최고가 반성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자리를 뜨자 기자들에게 “보고 있으면 어린애 같다. 내가 홍준표 꼬붕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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