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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민간자격증 2만8000개, 공인 여부 잘 따져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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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박영재의 은퇴와 Jobs(14)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구인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구인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김효선(50) 씨는 경력단절 여성이다. 대학 졸업 후 중견기업에서 3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결혼과 동시에 퇴사하고 아이 둘을 키웠다. 둘째가 대학에 진학한 후 시간 여유가 생겨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봤다. 인생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앞으로도 50년은 더 살아야 했다. 슬슬 초조해졌다. 불문학을 전공했지만 인생 후반부는 평생 밥벌이를 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마침 인터넷에서 한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한류 덕에 한국어교원자격증 수요 폭발 #5년내 3500억 시장 드론자격증도 유망

“한국00교육협회에서는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심리상담센터, 사회복지시설, 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가정지원센터 등에 취업 가능한 자격증입니다. 학습교육 및 인성진로지도에 필요한 과정도 개설돼 있습니다. 개설된 과정은 자격기본법에 따라 국무총리 산하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정식 등록돼 1급과 2급 자격증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으며, 유효기간 및 보수교육이 없어 평생 활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취업에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자 구인·구직 취업정보사이트를 개설해 채용정보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오프라인 실무특강도 제공하는 취업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떤 전문 분야의 일을 하려면 필요한 것이 자격증이다.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필요하다. 공인중개사의 경우 과거에는 시험이 쉬워 자격증 취득이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공인중개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 보니 지금은 시험이 매우 까다로워 졌다.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도 변호사 시험처럼 판례가 출제된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보통 1~2년은 준비해야 한다.

국가자격증과 민간자격증 분류 [자료=박영재]

국가자격증과 민간자격증 분류 [자료=박영재]

자격증은 크게 국가 자격증과 민간자격증으로 구분된다. 국가 자격증은 다시 ‘국가 기술자격’과 ’국가 전문자격 ‘으로 나뉜다. 아무래도 정부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니 신뢰할 수 있다. 국가 자격증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Q넷(www.q-net.or.kr)’을 방문하면 확인할 수 있다.

민간자격증은 국가 자격증과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국가가 제공하지 못하는 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공인 민간자격과 등록 민간자격으로 구분된다. 공인 민간자격증은 민간자격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사회적 통용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1년 이상 3회 이상 검정을 시행한다. 법인이 관리 운영한다. 관련 국가 자격증이 있는 경우 해당 민간자격의 검정기준, 검정과목 및 응시 자격 등을 자격정책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공인한다.

국가 자격증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Q넷(www.q-net.or.kr)'을 방문하면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큐넷 사이트 화면캡쳐]

국가 자격증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Q넷(www.q-net.or.kr)'을 방문하면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큐넷 사이트 화면캡쳐]

그러나 2008년 민간자격증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심사 없이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취업난을 노리고 수많은 민간자격증이 난립했다. 2008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민간자격증 수가 655개에 불과했으나 2018년 1월 29일 현재 2만8293개로 해마다 6000개가 넘는 민간 자격증이 생겨나고 있다. 공인 민간자격증은 100개에 불과하다.

민간자격증 난립해 변별력 없어

등록 민간자격증은 인증이 까다로운 공인 자격증과는 달리 국방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누구든지 자격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등록절차만 밟으면 ‘자격증 장사’를 할 수 있다. 그 피해는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는다. ‘공인’ ‘인증’ ‘국가 자격’이라는 수식어를 내세우거나 ‘취업 보장’ ‘채용 가산점’ 같은 과장광고를 하면서 수험생들을 속이는 사례도 빈번하다.

교육원, 진흥원과 같이 정부기관과 혼동할 수 있는 이름을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자격증이 변별력이 없다 보니 수험생들은 어떤 자격증을 선택해야 할지 헷갈린다. 과거와 같이 등록 민간자격증을 취득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비되지 않지만, 그래도 등록하는데 수 십만 원의 비용이 들어 경제적 부담이 된다.

가장 좋은 것은 어떤 자격증이 가장 효용이 있는지 직접 알아보는 것이다. 민간자격증의 옥석을 가리는 방법 중 하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운영하는 민간자격서비스 사이트(www.pqi.or.kr)에서 공인인지 등록 민간자격증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중장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격증을 몇 개 소개하겠다.
우리나라에 여행을 온 관광객의 숫자가 1600만 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드라마, 예능, K-POP 등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다. 또 한국 기업에 취업하려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수요도 늘고 있다.

충북 음성군 외국인 근로자들이 노동자 지원센터 한국어교실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김성태 기자

충북 음성군 외국인 근로자들이 노동자 지원센터 한국어교실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김성태 기자

한국어교원자격증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과 재외동포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증으로 소정의 여건을 갖춘 경우 국가에서 부여한다. 1급, 2급, 3급으로 나뉘는데, 1급은 2급 및 3급을 취득한 후 한국어교육 경력을 쌓아야 승급할 수 있다. 한국어교원자격증 3급의 경우 한국어교사양성과정을 총 120시간 이수하고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한국어교원자격증 2급의 경우 별도의 시험은 없지만 일정 학점을 이수한 후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 학위를 보유해야 취득할 수 있다. 대학원이나 사이버대학 또는 일반대학교에 진학하거나 학점은행제를 이수해 소정의 학점을 취득한 후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 학위를 취득하면 된다.

한국어교원자격증을 취득하면 국내외 대학의 어학당, 해외 진출 기업체,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 세종학당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한 코이카(KOICA) 등 해외봉사기관에서 한국어 교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다음은 ‘초경량비행장치 무인멀티콥터 조종자’ 자격증, 일명 ‘드론 자격증’을 소개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며, 유일한 드론 관련된 국가공인 자격증이다. 자동차운전면허처럼 학과시험인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쳐야 한다.

전남 영암군 영암읍 인조잔디 축구장에서 열린 드론 자격증 취득 실기시험에 앞서 교관들이 드론을 점검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영암군 영암읍 인조잔디 축구장에서 열린 드론 자격증 취득 실기시험에 앞서 교관들이 드론을 점검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필기시험은 초경량비행장치, 항공법규, 비행공역, 항공기상, 비행운용 및 이론에서 문제가 출제된다. 합격 후 실기시험에 응시하려면 20시간의 비행 경력이 필요한데, 전문교육기관을 이용하면 좋다. 이때  기체중량 12kg 이상의 기체로 비행하고 지도조종자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실기시험은 이착륙 지점을 기준으로 좌우 이동, 직진, 삼각, 원주 비행 등을 평가한다. 드론을 천천히 움직이되 정확한 지점에서 정지하고 이착륙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실기시험 합격률은 60%대로, 2017년까지 해당 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3726명이다.

드론 가격 대당 2000만원

국토교통부에서는 작년 12월 ‘드론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앞장서서 국가·공공기관의 다양한 업무에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3700여대, 3500억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한다는 것이 골자다. 공공건설, 도로, 철도 등 시설물과 삼림 같은 자연자원 관리에 드론을 집중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26년까지 드론과 관련된 일자리가 17만개 이상 새로 생긴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하지만 모든 자격증이 그렇듯이 드론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실습과정을 고려할 때 300만~5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12kg의 드론 가격은 2000만원 정도 한다. 또 사업을 하려면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이 경우 연간 400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지불해야 한다. 사업을 위한 사무실, 보조배터리와 관련 기자재를 운반하기 위한 차량 등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아 섬세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zang1@naver.com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www.joongang.co.kr/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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