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때 이케아 창업…잉바르 캄프라드 91세로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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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가구 공룡’ 이케아(IKEA)의 설립자인 잉바르 캄프라드가 올해 9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외신들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7일 고향 스웨덴 스몰란드 자택서 눈감아 #로이터 "20세기 가장 위대한 기업가 중 한명" #"벼룩시장서 옷 산다" 억만장자 였지만 검소

 로이터통신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기업가 중 한 명인 캄프라드가 고향인 스웨덴 스몰란드 자택에서 27일 평화롭게 숨졌다”고 이케아 측이 밝혔다고 전했다.

이케아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의 생전 모습. 그는 17세인 1943년 회사를 설립해 평생 이케아 왕국을 이끌어왔다. [사진제공=인터이케아시스템스]

이케아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의 생전 모습. 그는 17세인 1943년 회사를 설립해 평생 이케아 왕국을 이끌어왔다. [사진제공=인터이케아시스템스]

 이케아는 “캄프라드는 전형적인 스웨덴의 훌륭한 사업가였다. 따뜻함과 장난기 많은 눈을 가진 그는 열심히 일하면서 고집스러웠다”며 그를 애도했다. 이케아 전체를 총괄하는 인테르 이케아의 토른비욘 루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그의 사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그의 헌신을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캄프라드는 1926년 3월 스웨덴 남쪽 농촌지역인 스몰란드에서 태어났다. 5살 때부터 이웃들에게 시계나 연필 등을 팔았다고 전해진다. 1943년 17살의 나이에 이케아를 설립했다. 그는 1988년 이래로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고문으로서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캄프라드는 부인과 3명의 아들을 뒀다. 세 아들은 모두 이케아에서 일하고 있다.

 캄프라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억만장자답지 않게 검소하게 생활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돈을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벼룩시장에서 옷을 사입는다는 사실이 2016년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스웨덴 TV4 채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캄프라드는 “벼룩시장에서 사지 않은 옷이 없다”며 “내가 모범이 되고 싶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케아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생전 소문난 구두쇠로 유명했다. [사진제공=이케아 홈페이지]

이케아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생전 소문난 구두쇠로 유명했다. [사진제공=이케아 홈페이지]

 그는 현직에 있을 때도 매일 지하철 등으로 출퇴근하고 주말에는 낡은 승용차를 몰았다고 전해진있다. 해외 여행 때 항공기는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호텔에선 객실 안의 유료 생수가 비싸 주변 편의점에서 물을 사다 마셨다고 한다.

 캄프라드는 1999년 자신이 쓴 책에서 2차 대전 시절 나치에 가담한 적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 일을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후회하면서 어리석음에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케아는 현재 49개국에 4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저가 가구 브랜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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