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스캔들·전력·가문까지 들 먹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비리폭로 시리즈 관심>
11일 오후5시 서울 제기동 오스카 극장에서 열린 민주당 동대문 갑 지구당(위원장 노승우) 단합대회에는 김영삼 전 총재가 지지연설을 위해 참석하고 「전두환 정권의 비리를 폭로·고발한다」는 제하의 선전유인물이 돌려진 탓인지 창당대회 때와는 달리 수건 등 기념품이 일체 없었으나 5천여 명이 몰려들어 큰 성황.
참석주민들은 먼저 온 참석자들에게 『비리폭로를 했느냐』고 묻는 등 최근의「새마을사건」등 5공화국과 관련된 일련의 폭로 시리즈에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나타냈다.
경남창원의 민주당 황낙주 후보는 「거액수수」설의 흑색선전 유인물이 나돌아 피해를 보는 중.
「민주화추진 경남 청년연합회」 명의로 된 유인물에는 『내무위에서 공갈·협박해 17억 원을 착취했고 진해·의창을 피하는 조건으로 20억 원을 받았다』고 기재.
황 의원 측은 『유인물을 뿌리던 차량을 뒤 좇아 보니 민정당 지구당 사무실로 들어가더라』면서 차량번호 (서울1러3234)를 확보.
황 의원 측은 『이 번호를 서울시경에 조회한 결과 서울서소문 Y건설소속으로 밝혀졌는데 건설장관 때와의 인연인 듯 싶다』고 주장. 이에 대해 이규효 후보측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

<봉고 몰고 다니며 행패>
민정당 부산 동구 지구당(위원장 허삼수) 측은 『우리측 포스터를 차창에 붙인 봉고를 몰고 다니며 부녀자를 희롱, 표를 떨어뜨리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며 신종 매터도 수법에 골치를 앓고 있다고 호소.
지난 9일 저녁 동구관내 주택가 골목길에서 허 후보의 포스터를 차창둘레에 여러 장 부착한 봉고를 세워놓고 3∼4명의 청년들이 귀가 길의 여학생·여사원들을 강제로 차에 태우려 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등 희롱을 했다는 것.
피해자들이 지구당에 항의 전화를 걸어와 간부들이 곧장 달려갔으나 이미 봉고 차는 떠난 뒤였는데 그 뒤로도 같은 내용의 항의전화가 여러 통 걸려왔으나 피해자들이 너무 놀란 나머지 차량번호를 주의 깊게 보아 두지 않아 아직 증거는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

<김총재 인신공격 많아>
김종필 공화당 총재가 확실한 정계복귀를 하기 위해 출마중인 충남 부여읍 내에는 김총재를 집중 공격하는 비난 유인물·포스터가 곳곳에 부착.
「긴급뉴스」라는 제목의 한 포스터는 「부여의 자존심씨」와 민정당의 임두빈 의원이 문답을 하는 형식으로 작성돼 『대통령 선거에서 망신을 당했으면 됐지 또 국회의원에 출마하려 한다』『좋은 시절도 있었고 좋은 자리(총리)에도 계셨는데 왜 부여가 낙후한가』등 인신공격으로 일관. 그러나 임의원 측은 이는 자신들이 한일이 아니라고 부인.
컬러화 시대에 맞춰 각 후보들이 화려한 컬러사진을 홍보 물로 제작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 중구지역에서만은 유독 선량 후보들이 하나같이 컬러벽보를 피하고 흑백 벽보를 인쇄해 이채.
이는 민정당 강창희 후보와 공화당 김홍만 후보가 이 달 초 약속이라도 한 듯 흑백벽보를 부착하자 민주당의 유동렬 후보도 흑백벽보를 채택한 것.
이에 대해 일부주민들은『선명성을 강조하려고 흑백대조 인쇄물을 쓴 것 같은데 타 지역과 대조적인 흑백벽보가 친근감을 느끼게 할지는 몰라도 똑같이 흑백이라니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고.

<「선구자」 등으로 엮어>
전주 을구 평민당 손주항씨는 『말로만 야당하는 사꾸라는 비켜라』는 등 신민당 이철승씨를 겨냥한 『밀양아리랑』과 『선구자』등 6곡의 리듬으로 엮은 로고 송 카세트테이프를 제작해 보급.
이철승씨는 손씨가 자신이 통일교로부터 30억 원의 선거자금을 지원 받아 유권자 1인당 10만원씩을 뿌리고 있다고 흑색선전하고 있다며 20년 전 전북 고창의 엄 모씨가 쓰던 매터도를 그대로 받아 사용하고 있다고 역습.
이씨는 손씨가 자신은 멋대로 돈을 쓰면서 실질적으로 돈을 뿌리지 않는 자신을 비난하고있다며 오히려 손씨가 자신의 지구당인 임실-순창을 팔아먹었고 전주 갑구 평민당 오탄씨와 공천 경합을 벌였던 유훈근씨도 피해자의 한사람이라고 비난하는 등 상호인신공격이 점입가경.

<타락선거 유권자 한몫>
각 정당 지구당사엔 갖가지 명목으로 돈을 뜯으려는 유권자들의 전화가 줄을 잇는가 하면 사무실까지 찾아와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얌체족들도 끊이지 않아 타락선거는 후보자와 유권자가 공범인 듯한 느낌.
10일 오후 서울 서초을지구 김덕룡 후보 사무실에는 유권자를 자처한 20∼30대 청년 8명이 찾아와 『돈을 주면 도와주겠다』며 금품을 요구, 당직자가 『식사나 하고 가라』며 식권을 건네주자 『이것으로 끝나는 거냐』고 불쾌한 표정을 짓고 돌아갔으며 11일 오전에도 청년3명이 찾아와 『돈1만원을 내면 입당 원서를 써주겠다』고 제의. 당직자들은 『한 표가 아쉬운 마당에 거절할 수도 없고 들어주자니 자금이 없고…』하며 한숨.
강원도 강릉에서는 후보들간의 상호 김빼기 작전이 20여건씩 발생, 각 선거사무실은 주민들로부터 걸려오는 항의전화에 신경과민 상태.
공화당의 최우규 후보사무실의 경우 11일 오전11시쯤 70대노인 10여명으로부터 『갈비를 사준다고 나오라고 했으면 누구라도 얼굴을 내밀어야 할 것 아니냐』는 항의전화를 받고 식당에 확인해보니 최 후보 측을 골탕먹이기 위한 타당 후보진영의 매터도였다며 분개.

<"내가 공사했다." 홍보>
경북 경산·청도 지구의 민정당 박재욱 후보는 선거구에 뿌린 4월1일자 당보에서 『이렇게 했습니다』란 제목으로 대구∼경산∼하양간도로의 확장포장 등 12개의 각종공사를 자신의 공적으로 보도하자 일부유권자들은 『국회의원이. 도로확장포장 등 각종공사를 했다면 행정당국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앉아 놀고 있었다는 말이냐』며 냉담한 반응.
한편 민정당 경북 경산선거대책본부에는 도내 고급공무원들의 전화가 잇달아 이들이 엄정중립 법규와 정부지시를 어기고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인상.

<여자관계 흑색선전>
경남 양산에선 민주당 김동주 후보에 대한 각종 흑색선전이 유포되고 있어 당사자가 당혹.
『여자관계가 문란하다』 『전과가 많다』는 등의 내용과 『김해 김씨가 아닌 김령 김씨』라는 문중시비까지 종류도 다양.
김 후보측은 『11·12대 선거 때부터 나돌던 흑색선전인데 상대방이 또 써먹는다』 면서 해명방법을 찾느라 골몰.
김 후보측은 『전과라면 의사당 사건 때 투쟁하다 입건된 외에는 일체 없고 사생활도 깨끗하며 김해가 본관인 것은 호적초본을 보면 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김해가 가까워 가락 종친회가 막강하니까 선거용으로 고쳤다더라』는 등의 루머가 밑도 끝도 없이 나돌아 속을 썩이고 있다. <총선 기동취재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