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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에 '원거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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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원거(溫哥)가 떴다"

15일 중국 언론들은 온통 '원거(원 오빠)' 얘기로 떠들썩했다. 바로 원자바오(溫家寶.사진)총리 얘기다. 원 총리가 전날 폐막된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제4차 회의를 통해 완전히 스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원 총리의 인기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진작 "저우언라이(周恩來) 이래 가장 뛰어난 총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백미는 폐막일에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이었다. 당초 예정된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시간이었다. 질문이 폭주했다. 특히 외신들의 집중 질문이 이어졌다. 비서들은 안달이 났다. 다음 일정이 빼곡하게 차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은 11시45분. 이때 원 총리는 "혹시 배고프시지 않다면 질문을 한두 개 더 받아볼까요"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감동했다. 총리가 이렇게 성실하게 답변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마음이 움직인 건 중국 언론도 마찬가지다. 중국 신문들은 15일 원 총리가 에이즈 고아, 농민공(農民工) 자녀, 대학생 등에게 보낸 답장 7통을 소개했다.

"난 늘 여러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 총리가 2004년 11월28일 천자산(陳家山) 탄광 매몰사고 희생자의 유족에게 보낸 편지의 첫 문장이다. 서부 대개발에 참여한 중국 지질대 졸업생 261명의 편지에 대한 답장에는 "여러분의 용기와 결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썼다.

중국 언론들은 베이징(北京) 베이우(北塢)초등학교 왕징(汪)군이 14일 원 총리의 친필 답신을 받고 활짝 웃는 사진을 게재한 뒤 "샤오펑요(小朋友.어린이)가 '인민 총리'의 답신을 받았다"는 설명을 달았다. 우리말로 하면 '국민 총리'다. 총리에 대한 최고의 찬사인 셈이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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