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수동에 비상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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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테구시갈파 로이터·AP=연합】사상 최악의 반미폭동이 벌어진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 시는 폭동 발생 하루가 지난 8일 일단 평정을 되찾은 가운데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모든 라디오 방송을 통해 보도된 정부의 공식성명은「호세·아스코나」대통령이 이날 비상 각 의를 소집, 테구시갈파와 산페드로술라 등 3개 도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발표했다.
정부 성명은 이와 함께 이번 폭동은 마약거래를 통해 자금지원을 받는 단체의 소행이라고 비난하고 폭동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한 온두라스 마약밀매조직 두목「후안·라몬·마타」(42)의 미국인도는 전적으로 국가이익 보호를 위한 사회정화 행위였다고 변명했다.
온두라스 사상 최악의 반미폭동은「마타」의 대미 인도에 항의하는 2천여 명의 시민들이 7일 밤 테구시갈파시의 미대사관을 공격함으로써 비롯됐으며 총격전이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수명이 부상했다.
대학생들이 주도한 시위 군중은 미대사관 차량 25대에 불을 지르고 미 영사관·건물을 약탈했으나 미대사관 건물에는 난입하지 않았다.
이날 총격을 가한 쪽이 누구인지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반미 폭동의 도화선이 된 「마타」는 콜롬비아의 메델린 마약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85년 멕시코에서 발생한 미 마약조사 단원「엔리케·카마레나」살해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수배를 받아 오다 지난 5일 온두라스 경찰에 체포돼 미국으로 인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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