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정현, 37세 페더러에 맞서 이길 전략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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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혜 기자

“체력”-.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른 정현(22ㆍ한국체대)에게 전문가들이 “긴 랠리를 이용해 체력으로 맞서면서 네트플레이를 대비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로저 페더러(왼쪽)와 정현. [연합뉴스]

정현이 오는 26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ㆍ스위스)를 상대하게 되면서 국내외 테니스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둘의 대결은 1996년생 올해 22세인 정현과 2000년대부터 세계 테니스계 정상에서 내려올 줄을 모르는 1981년생 37세 페더러의 한판 승부다. 정현이 붙을 페더러는 설명이 필요 없는 ‘테니스의 상징’ 그 자체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남자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0번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현이 24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미국 테니스 샌드그렌를 꺽고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전에 진출한 뒤 두 팔 벌려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정현의 4강에 대해 김남훈 JTBC3 FOX 스포츠 해설위원 겸 현대해상 감독과 이진수 JSM 테니스 아카데미 원장,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 겸 SPOTV 해설위원이 몇 가지 전략을 내놓았다.

정현의 미소, 한국 테니스 최초 메이저대회 4강! [멜버른 AP=연합뉴스]

◇“페더러는 체력이 유일한 약점”=이번 대회를 중계하는 김남훈 JTBC3 FOX 스포츠 해설위원 겸 현대해상 감독은 “상대가 페더러지만 나이가 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이 유일한 약점”이라며 “(정)현이는 여기서 진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맞서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 감독은 “지난해 US오픈부터 페더러가 체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느껴진다”며 “토마시 베르디흐와 8강전도 페더러가 1세트 초반 불안했던 것처럼 정현도 경기 초반에 팽팽하게 맞서며 기회를 엿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페더러가 이번 대회 무실 세트를 기록 중이기 때문에 초반에 정현이 일단 한 세트를 가져오면 페더러도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랠리 길게…네트 플레이 대비 잘해야”=이진수 JSM 테니스 아카데미 원장은 “2주간 이어지는 메이저 대회 4강은 선수들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맞붙게 된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을 자주 경험해본 페더러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원장은 “정현이 스트로크에서는 세계 정상급이기 때문에 리턴만 잘 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며 “페더러를 상대로 랠리를 길게 이어가면서 상대 네트 플레이에 대한 대비를 잘한다면 승산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 원장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인 코리아오픈 토너먼트 디렉터다. 현재 호주 멜버른 현지에서 경기를 관전 중이다.

◇“현재 페더러 완벽한 경기력…전진 속공 못하게 해야”=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 겸 SPOTV 해설위원은 “페더러가 8강전도 3-0으로 이기는 등 이번 대회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전체적인 기량이 페더러가 앞선다고 볼 수 있지만, 체력은 정현이 물고 늘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며 “페더러는 체력을 아끼기 위해 네트플레이나 한 템포 빠른 압박 등으로 속전속결 하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박 단장은 “따라서 정현은 상대가 네트 대시를 하지 못하도록 베이스라인에 잡아놓고 좌우로 흔들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첫 서브 성공률을 높이고, 세컨드 서브로 가게 되더라도 코스 공략을 잘해서 상대가 전진 속공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