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고] 보라돌이 역 사이먼 쉘튼 반즈 별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1997년 영국 BBC가 제작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어린이 인형극 텔레토비의 한 장면

1997년 영국 BBC가 제작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어린이 인형극 텔레토비의 한 장면

 ‘텔레토비’에서 보라돌이 역을 연기했던 배우 사이먼 쉘튼 반즈가 별세했다. 52세.
영국 데일리메일은 24일 사이멀 쉘튼이 리버풀의 한 거리에서 저체온증으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장례식은 다음달 7일 열릴 예정이다.
사이먼의 아들 헨리 번즈는 “아버지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친절하고 온화한 사람이다. 그를 사랑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23일부터 사흘간 열리고 있는 ‘2018 런던 장난감 박람회’는 사이먼의 죽음을 애도하고 올해 행사는 보라돌이 없이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사이먼 쉘튼 반즈의 조카가 SNS에 올린 추모글.

사이먼 쉘튼 반즈의 조카가 SNS에 올린 추모글.

발레리노이자 안무가로 활동했던 사이먼 쉘튼은 ‘텔레토비’에서 가장 키가 큰 보라돌이(영어명 팅키윙키) 탈을 쓰고 연기했다. 다른 멤버로는 뚜비(영어명 딥시), 나나(영어명 라라), 뽀(영어명 뽀)가 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영국 BBC에서 방송된 ‘텔레토비’는 120개국에 45개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10억 명이 시청한 인기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현지화 돼  방영됐다. 보라돌이는 4명의 출연진 중 가장 무거운 27kg짜리 탈을 쓰고 연기했었다.

사이먼 반즈는 텔레토비 출연자들 중 가장 무거운 27킬로그램의 탈을 쓰고 연기했다.

사이먼 반즈는 텔레토비 출연자들 중 가장 무거운 27킬로그램의 탈을 쓰고 연기했다.

보라돌이는 동성애자 의혹을 받기도 했다. 남자역할로 알려진 보라돌이가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의 상징색인 보라색이고, 머리 위 안테나 역시 게이 프라이드의 상징이란 점, 또 여성용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것을 두고 이런 말이 나왔다.

동성애에 적대적이던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근거로 보라돌이가 동성애 성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방영금지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이먼은 생전 “사람들은 항상 보라돌이가 게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3살짜리 캐릭터에게 묻기엔 정말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답하곤 했다.

텔레토비에서 뚜비 역을 맡았던 존 시미트(왼쪽 첫째)는 자신의 SNS에서 사이먼 반즈를 애도했다. 왼쪽부터 존 시미트, 나나 역의 니키 스메들리, 보라돌이 역의 사이먼 반즈, 뽀 역의 푸리 판 리.

텔레토비에서 뚜비 역을 맡았던 존 시미트(왼쪽 첫째)는 자신의 SNS에서 사이먼 반즈를 애도했다. 왼쪽부터 존 시미트, 나나 역의 니키 스메들리, 보라돌이 역의 사이먼 반즈, 뽀 역의 푸리 판 리.

전 세계 팬들은 SNS를 통해 사이먼의 죽음을 애도했다. 뚜비 역할을 했던 배우 존 시미트(54)는 “하나의 별이 떠났다. 편히 잠드시길. 그와 함께 했던 좋은 시간을 기억하겠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텔레토비에서 뚜비 역을 맡았던 존 시미트.

텔레토비에서 뚜비 역을 맡았던 존 시미트.

 현재 시미트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중이다. 그는 텔레토비에 출연하기 전에도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했었다. 텔레토비가 종영한 후 자신의 본래 직업으로 돌아간 그는 그러나 무대에서 단 한 차례도 자신이 텔레토비의 연두색 옷을 입은 뚜비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텔레토비에서 뽀 역을맡았던 푸리 판 리.

텔레토비에서 뽀 역을맡았던 푸리 판 리.

빨간 옷을 입은 뽀 역할의 여배우는 푸이 판 리(46). 중국계 영국인이다. 그는 텔레토비가 끝나자 BBC의 6세 이하 어린이 채널로 활동 무대를 옮겼고, 미취학 아동을 위한 유명 BBC 쇼에도 출언했다.

텔레토비에서 나나 역을 맡았던 니키 스메들리.

텔레토비에서 나나 역을 맡았던 니키 스메들리.

나나 역의 니키 스메들리(49) 역시 어린이를 위한 TV 쇼에 출연중이다. 스메들리는 텔레토비 촬영 당시에 대해 "하루 11시간씩 너무 무겁고 더운 옷을 입고 연기했어야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로 했다.

텔레토비엣 햇님역을 맡았던 제스 스미스는 어엿한 대학생으로 성장했다.

텔레토비엣 햇님역을 맡았던 제스 스미스는 어엿한 대학생으로 성장했다.

이들 이에 텔레토비엔 또 한명(?)의 주요 출연자가 있었다.텔레토비에 등장해 방긋웃던 '해님' 제스 스미스다. 지금은 21살의 어엿한 여대생이 된 그는 인터뷰에서 "당시 병원에 갔다 우연히 텔레토비 프로듀서의 눈에 띄었다"며 "그들은 밝은 미소를 지닌 아기를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