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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형 실내놀이터 만들자"…미세먼지 속 아이 키우는 부모 마음 듣는다

중앙일보

입력

올 들어 세번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8일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횡단보도를 걷고 있다. [중앙 포토]

올 들어 세번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8일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횡단보도를 걷고 있다. [중앙 포토]

서울시가 23일 오전 11시 서울시 NPO 지원센터 대강당에서 서울 대기 질 정책 이슈에 대한 타운홀 미팅 '아이들이 맘껏 숨 쉬는 서울'을 열었다.

서울시 23일, 영유아 학부모와 미세먼지 타운홀 미팅 열어 #공공형 실내 놀이터, 차량2부제 등 다양한 의견 나눠 #박원순 시장 "의견 검토해 정책 반영 하겠다"

타운홀 미팅은 정책결정권자가 지역 주민들을 초대해 주요 이슈에 관해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비공식적 공개회의다. 미팅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 시민단체 회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1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제기된 수많은 의견 가운데 가장 절박한 목소리 주인공은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이었다”며 “시민들의 숨 쉴 권리를 위해, 맑은 공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양천구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고지현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큰 애 방학을 맞아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가고 즐겁게 보내려고 계획을 다 세워났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취소했다"며 "아이들이 뛰어놀 시기인데 못하니 답답하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고씨는 "호주, 미국 이런 데서살다 온 친구는 한국에 들어와서 몇 년 사이 우리나라 공기가 나빠졌다고 놀라더라. 한국 그리워서 왔는데 다시 가야겠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의 회원 이지현씨는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때문에 실내 놀이 공간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며 “엄마 아빠들은 비싼 키즈카페가 아니라 저렴하고 마음껏 갈 수 있는 공공형 실내놀이터가 필요하다. 서울 곳곳에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공공형 실내놀이터기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장한 '강제 차량 2부제'의 도입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에너지자립마을넷 활동가 차은주 씨는 “차량 2부제에 대한 정책을 듣고 너무 기뻤다. 아파트에서 아이들과 출퇴근 길에 피켓 만들어서 홍보하고 적극 참여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발적 유도를 바탕으로 한 차량 2부제는 첫날부터 큰 결과를 바랄 수 있는 것 아니니 실망하지 않고 강력하게 차량 2부제 추진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노원구에서 온 아이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민은 “차량 2부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지만 아이 등원을 위해 1km가 넘는 거리를 미세먼지를 뚫고 가기 어렵다”며 “이런 날은 어쩔 수 없이 차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세먼지 문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큰 원칙과 철학 그리고 미세한 작은 문제들 이르기까지 많은 의견은 다음에 다 검토하겠다. 여러분의 말씀 가운데 정책에 반영할 것은 하겠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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