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렬 기자] 버스·지하철을 환승하며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윤모(29·여)씨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일기예보보다 미세먼지 농도를 먼저 확인한다. 출퇴근 시 적어도 20분 이상은 걷는 데, 미세먼지가 심하면 항상 마스크를 착용한다. 윤씨는 "마스크가 답답하긴 하지만 뿌연 하늘을 보면 숨쉬기조차 무서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버스·지하철에서는 마스크를 끼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안이건 밖이건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이유가 뭘까?
마스크 선택시 포장지 주의 깊게 봐야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사람 머리카락 지름(약70㎛)의 7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 질산염·황산염·암모늄 등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지만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을 정도로 작아 대부분이 체내 축적된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미세먼지에 자주, 오래 노출되면 각종 염증과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악화하고 만성기관지염·폐렴·폐암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인이 가장 쉽게 미세먼지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제품 포장에 ‘의약외품’이라는 글자와 ‘KF(Korea Filter)' 인증이 있는지 확인하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다만 숫자가 높을수록 직물이 촘촘해 숨쉬기가 불편한 편이다. 최천웅 교수는 "일상 생활을 할 때는 'KF80' 정도가 미세먼지를 방어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며 추천했다. 마스크는 코와 입·턱 부분을 모두 덮게끔 얼굴에 맞춰 쓰고, 성인용과 아동용을 구분해 쓰는 게 바람직하다.
지하철에서도 마스크 착용, 외출 후엔 먼지 제거 필수!
흔히 마스크를 야외 활동을 할 때만 착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버스·지하철 등으로 이동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동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브레이크를 계속 밟으면, 타이어와 도로면이 마찰되면서 초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출퇴근 시간처럼 교통이 혼잡할 때는 외부 공기 통로를 통해 이런 미세먼지가 내부로 들어올 수 있다. 최천웅 교수는 "이때는 차 창문을 닫거나, 가급적 자동차 환기장치를 내부 공기 순환 모드로 바꾸는 게 좋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문제를 줄이려면 실내로 들어올 때 옷·신발·가방 등을 털고 손 씻기, 입안 헹구기, 눈 씻기 등을 자주 해주는 게 좋다. 호흡기가 건조해지지 않게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고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천웅 교수는 "'보건용 마스크'는 1회용으로 빨아서 쓰면 먼지를 막는 기능이 망가지고, 빨지 않아도 계속해서 사용하면 먼지가 묻어 성능이 준다. 또, 내부에 습기가 차면서 세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