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옷 깔맞춤한 안-유, 연두색 플래카드 든 박-정-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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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 카페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통합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 카페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통합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21일 오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하늘색 셔츠에 파란색 스웨터를 맞춰 입고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를 찾았다. 지난 18일 ‘통합개혁신당(가칭)’ 추진 선언 이후 처음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기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잠시 어색한 기류가 흐르던 찰나 “두 당이 합쳐지면 기자분들 일자리가 느는 거냐, 주는 거냐”라는 안 대표의 농담에 웃음이 터졌다.

통합 행보의 걸림돌은 현재로선 국민의당 내부 갈등이다. 안 대표는 통합 반대파의 움직임에 대해 “당내에서 소속된 구성원이 신당 창당을 한다고 창준위를 만들고 그런 것은 금도를 벗어난 것”이라며 “당을 창당하려면 나가서 하는 게 정상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생긴다면 당 대표로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안 대표가 현명하게 잘 대처해주리라 믿고 말을 아끼겠다”면서도 “저희는 지역주의를 정치에 악용하는 구태정치와 분명히 결별을 선언했고, 계파 정치나 사당화를 하지 않는 민주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둘 다 ‘대안 정당’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에 동의하지 않는 의원들과는 함께 갈 수 없음을 강조한 셈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 카페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통합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 카페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통합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하지만 구체적 방법론에선 생각의 차이가 여전하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 비례대표 출당에 부정적이다. 그는 “총선 때 비례대표는 인물보다 당을 보고 투표한 비중이 좀 더 높을 것”이라며 “비례대표는 당의 자산인데 마음대로 어떻게 한다는 건 원칙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미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없지 않으냐”라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이날은 “국민의당에서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당 소속이지만 바른정당 창당 때부터 뜻을 함께해 온 김현아 비례대표 의원의 출당을 요구해 온 바른정당으로선 안 대표의 생각에 힘을 실어주기 난처한 상황이다.

안 대표의 백의종군 선언에 대해서도 유 대표는 “충정은 이해하지만 어려운 통합과정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통합신당 후 석 달까지 골든타임인데 그 결정적 시기에 신당 지도부 문제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둘은 영·호남을 함께 방문하는 일정도 계획 중이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개혁신당 창당의 뜻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개혁신당 창당의 뜻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반대파’ 2월 6일 창당대회= 반면 박지원ㆍ정동영ㆍ천정배 의원 등 호남 의원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는 이날 오전  ‘개혁신당 추진선언문’을 발표하고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햇볕정책으로 남북화해협력을 실현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통일의 기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통합 반대파는 28일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 대회를 열고 2월 6일 창당대회를 여는 등의 창당 로드맵도 밝혔다. 창준위 대표는 조배숙 의원(전북 익산을)이 맡는다.

개혁신당 창당의 변수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다. 이날 선언문에는 김광수ㆍ김경진ㆍ김종회ㆍ박주선ㆍ박주현ㆍ박준영ㆍ박지원ㆍ유성엽ㆍ윤영일ㆍ이상돈ㆍ이용주ㆍ장병완ㆍ장정숙ㆍ정동영ㆍ정인화ㆍ조배숙ㆍ천정배ㆍ최경환 의원 등 18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박주현ㆍ이상돈ㆍ장정숙 의원은 비례대표라 출당조치가 없으면 개혁신당 합류가 어렵다.

김경희ㆍ안효성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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