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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실무회담 날, 北 김정은은 애민지도자 이미지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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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이 평양교원대학을 시찰하는 모습을 관영 매체들이 17일 공개했다. 할아버지 김일성과 판박이인 중절모 패션으로 학생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입장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평양교원대학을 시찰하는 모습을 관영 매체들이 17일 공개했다. 할아버지 김일성과 판박이인 중절모 패션으로 학생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입장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 연합뉴스]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며 남북 대화 카드를 던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남북이 9일 고위급 회담을 시작으로 15일 실무 접촉에 이어 17일 차관급 실무회담을 이어가는 중이지만 정작 김정은 본인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신 관영매체들을 통해 애민(愛民) 지도자의 이미지를 과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경로 및 선수단 등 제반 사항을 논의하는 실무회담이 열린 이날은 평양교원대학을 시찰하면서 주민들의 교육 문제를 다루는 모습을 보였다. 남북 대화 및 평창 올림픽 관련 언급은 일절 없었다.

교사양성소 평양교원대학 찾아 '창조 교육' 강조 #중절모에 검은 코트…할아버지 패션 판박이 #지난해 비해 공개활동 늦고 적은 게 특징 #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의 평양교원대학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학생들과 웃으며 환담하고 학교의 시설을 둘러보는 사진도 다수 게재했다. 사진 속 김정은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자주 썼던 것 같은 중절모와 검은색 코트 차림이었다.
평양교원대학은 평양시 보통강구역에 있는 교사 양성 기관으로, 김일성이 1968년 세웠다. 김정은은 지난해 이 학교의 개축 공사를 지시했고, 이번에 그 현장을 둘러본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교원대학 시찰 내용을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대방출'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애민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함이다. [사진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교원대학 시찰 내용을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대방출'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애민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함이다. [사진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교육과학전시관ㆍ다기능교실ㆍ체육관 등을 둘러보고 “교원 자질이 높아야 학생들 실력이 높아진다”거나 “학생들의 창조적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교육에 애쓰는 애민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평창 참가를 앞두고 관심을 끌었던 스포츠 관련 언급은 “실내수영장에서 대학생들이 수영 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정도에 그쳤다. 10대에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은 농구ㆍ스키 등을 즐기는 스포츠 매니아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평양시 기준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평양시 기준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이번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새해 들어 두 번째다. 첫 번째 공개 활동이었던 지난 12일 국가과학원 시찰 후 5일만이다. 예년에 비해 새해 공개활동이 늦고 뜸한 것도 주목된다. 지난해 김정은은 새해 신년사 이후 5일 평양가방공장 방문→8일 김정숙평양제사공장 방문→12일 류경김치공장 방문→15일 금산포젓갈가공공장 방문 등의 잰 걸음 행보를 보였다.

한편 북한의 평창 참가 제반 문제를 논의하는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은 이날 10시부터 판문점에서 진행 중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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