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가 기본이해 없어”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비판한 스포츠 캐스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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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북대결이 끝난 뒤 양팀 선수들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당시 한국이 3-0 완승을 거뒀다. 오른쪽은 정우영 스포츠 캐스터. [사진 임현동 기자, 인스타그램]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북대결이 끝난 뒤 양팀 선수들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당시 한국이 3-0 완승을 거뒀다. 오른쪽은 정우영 스포츠 캐스터. [사진 임현동 기자, 인스타그램]

SBS스포츠 정우영 캐스터가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보이기 위한 단일팀 구성은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캐스터는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날 문화체육관광부가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문체부 관계자라는 분이 아이스하키라는 종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 보니 이런 무지한 이야기를 용감하게 내뱉을 수가 있군요”라고 비판했다.

해당 보도에서 한 문체부 관계자는 한국 선수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협조를 얻어 기존 23명인 엔트리를 늘리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아이스하키 종목 특성상 1~2분 간격으로 선수가 교체되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받는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아이스하키 대표팀 관계자들과 단일팀 구성에 대해 계속해서 협의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캐스터는 “선수를 1~2분마다 교체하는 이유는 체력 때문이다. 교체도 전술이고 어떤 라인을 어떻게 투입하는지도 감독의 작전”이라며 “교체도 막하는 게 아니다. 특히 2p 때는 벤치와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교체할 때 호흡 안 맞으면 순간적인 수적 열세에 놓이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IOC와 IIHT가우리 팀 엔트리만을 늘려달라는 것을 허가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행여 이걸 허락해준다면 우리는 표면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돼 같은조의 스웨덴, 스위스, 일본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며 “다 같이 엔트리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하면 전례없이 한팀 엔트리가 30명이상으로 꾸려지는 아이스하키 경기가 치러질 수도 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회가 그렇게 치러진다고 북한 선수들이 출전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엔트리만 지키다 라인업에서는 빠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은 정치와 별개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지난 런던올림픽 박종우 선수의 예를 통해 모두가 뼈저리게 느꼈다”며 “우여곡절 끝에 메달을 받기는 했지만, 모르고 했던 행동으로 박종우 선수와 그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는가”라며 “이제 한달도 남지 않았다. 보여지기 위한 단일팀 구성은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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