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보다 일자리 못 구하는 대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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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호 02면

대졸 이상 고학력자 실업률이 고졸 학력자 실업률을 추월했다. 대졸자들이 희망하는 일자리가 확보되지 못하면서 고학력 백수가 늘어나는 등 학력과 일자리 미스매치(missmatch·불일치)가 본격화된 것이다. 13일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은 4.0%로 고졸 학력자 실업률(3.8%)보다 0.2%포인트 높았다.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이 고졸 학력자보다 높은 것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실업률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통계청은 이날 “사회 전반의 고학력화와 대졸 이상 구직자의 ‘눈높이’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실업률은 3.7%로 집계됐다.

대졸 실업률, 처음 고졸보다 높아져 #“학력·일자리 미스매치 현상 뚜렷”

이번 조사에서 대졸 이상 학력 실업자 수는 50만2000명에 달한다. 전체 실업자(102만8000명) 중 절반가량이다. 2015년 42만5000명이던 대졸 이상 학력 실업자 수는 2016년 45만6000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에 비해 2016년 44만3000명이던 고졸 학력 실업자 수는 지난해 40만9000명으로 3만4000명 감소(7.7%)했다. 덕분에 4.1%였던 고졸 학력자 실업률은 3.8%로 낮아졌다.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대기업이나 금융권처럼 대졸 이상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지만 중소기업 등 상대적으로 고용 여력이 있는 부문으로는 대졸 이상 학력자가 취업을 원하지 않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고졸 학력자의 실업률이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보다 조금 더 높은 게 일반적이었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두 그룹 간 실업률을 비교하면 2002년 3.7%로 동률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고졸 학력자의 실업률이 더 높았다. 한편 중졸 이하 학력 실업자는 지난해 11만7000명으로 2016년(11만4000명)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2015년(11만9000명)보다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실업자 수도 20~29세가 41만1000명(실업률 9.9%)으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많았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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