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북 평창 대표단 정해지면 군사당국회담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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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남북이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군사당국회담’을 북한의 평창 겨울 올림픽 대표단의 가닥이 잡히는 상황에 따라 추진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통행 소요 등 아직 안 정해져" #"북 먼저 요청하면 회담 할 수도"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북측에 군사당국회담을 제의하지 않느냐’는 기자단 질문에 “남북 군사당국회담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북한의 올림픽 참가 규모와 (남쪽으로 오는) 통행 소요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모양새가 갖춰지면 그에 따라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북측이 (먼저) 요구할 경우 정부의 판단에 따라 응하는 것은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북은 지난 9일 고위급회담에서 군사당국회담과 북한의 평창 올림픽 대표단 파견 문제를 논의할 실무협의를 열기로 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단 규모는 다음 주로 예상되는 실무회담과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한 협의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2016년 2월 폐쇄됐다 최근 개통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노후해 회선 전체를 다시 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국방부 당국자가 12일 밝혔다. 군 관계자가 북측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16년 2월 폐쇄됐다 최근 개통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노후해 회선 전체를 다시 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국방부 당국자가 12일 밝혔다. 군 관계자가 북측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군 당국은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앞두고 북측과 교신할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점검하고 있다. 서해 군 통신선은 광케이블 3회선과 이를 보조하는 동(銅)케이블 3회선으로 설치돼 있다. 현재 남북 간에 연결된 것은 전화용 동케이블 1회선뿐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동케이블) 전화는 전반적인 음성 통신에는 문제가 없으나 일부 선로가 노후해 수신 시 약간의 잡음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의사 전달과 연락에는 문제가 없고 하루 총 4회 시험통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 군 통신선은 팩스용 광케이블이 끊긴 상태이기 때문에 군 당국은 북측과 문서를 주고받을 경우 통일부가 관할하는 판문점 연락 채널을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군 당국은 회선 단락이 어디에서 이뤄졌는지 파악 중이다. 북한 역시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원활한 남북 간 군사적 접촉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통신 수단이 개선돼야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회선의 노후로 인해 선 자체를 새로 가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의 남북 관계 상황을 고려하면 2008년 광케이블 개통 때처럼 남측이 북측 지역의 광케이블을 설치할 수도 있지만, 광케이블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금수 품목에 들어있다.

서해 군 통신선은 남북 간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개성공단 기업가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됐다. 2016년 2월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에 반발한 북한이 일방적으로 폐쇄했다가 최근 복구됐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은 이 통신선을 지난 3일 복구했다고 밝혔지만 군 당국이 확인한 시점(9일 오후 2시)과 달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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