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으로 사채놀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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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경환씨가 회장으로 있던 사회체육진흥회가 국가예산·국민성금등으로 모은돈을 사채놀이까지 해 재미를 보다 부실기업에 물러 돈을 떼이고 말았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3일 단자업계에 따르면 사회체육진흥회는 지난해 1월 부도를 내고 대림산업에 인수된 고려개발에 86년부터 단자회사를 통해 월2∼2·5%의 고리로 사채를 놓기 시작, 돈을 굴려오다 고려개발이 부도가 나자 돈을 떼이고 말았다는 것이다.
당시 사회체육진흥회가 모두 얼마의 사채자금을 굴렸는지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H단자 1개사가 고려개발에 무담보어음 할인형식으로 중개해준 사채자금 15억원중 8억원이 사회체육진흥회의 돈이었고 나머지 7억원은 운수회사인 J사의 것이었다.
당시 사회체육진흥회는 H단자로부터 무담보어음을 할인해가면서 단체명을 직접 쓰지 않고 새마을운동중앙본부의 산하 단체중의 하나인 모공사의 명의를 가명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부도가 나자 사회체육진흥회측은 법적인 책임이 없는 H단자에 대해 사채자금을 대신 갚으라고 압력을 넣었으나 H단자측이 버티자 사회적 물의가 벌어질 것을 꺼려 그냥 돈을 떼이고 만 것으로 알려졌다.
단자업계는 사회체육진흥회가 굴렸던 사채규모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있으며, 이와관련 문제의 사채자금이 기관의 공금이었는지, 전씨 개인의 돈이었는지도 밝혀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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