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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북녀 차례인 평창, 공동입장 기수 유력선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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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시드니올림픽 참가선수단 기수인 한국의 정은순 북한의 박정철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2000년 9월 15일 2000 시드니 올림픽에 동시입장하고있다 [연합뉴스]

남북한 시드니올림픽 참가선수단 기수인 한국의 정은순 북한의 박정철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2000년 9월 15일 2000 시드니 올림픽에 동시입장하고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역대 열 번째 남북 공동 입장 가능성이 무르익으면서, 한반도기를 들고 양국 선수단을 이끌 기수는 누가 맡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남북은 지난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고위급회담 직후 "평창올림픽 개막식 공동 입장 및 문화행사 공동 개최에 대해서도 의견이 접근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승인을 얻어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경우, 다음 달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릴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함께 입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남북이 국제대회 개회식에 함께 입장한 건 지금까지 9차례였다. 2000년 시드니 여름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 여름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 겨울아시안게임과 대구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 여름올림픽,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과 도하 여름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겨울아시안게임 등이다. 평창올림픽에서 공동 입장할 경우 11년 만이자 통산 열 번째다. 국내 개최 대회만 따지면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이후 15년 만이자 세 번째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막식 남북동시입장때 한반도기를 든 한국 정은순과 북한 박정철. [연합뉴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막식 남북동시입장때 한반도기를 든 한국 정은순과 북한 박정철. [연합뉴스]

평창올림픽 기수는 '남남북녀(南男北女)' 원칙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국제대회에서도 남북이 성별을 바꿔가며 기수를 정하는 암묵적인 전통을 이어왔다. 2000년 시드니 여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정은순과 북한 남자유도의 박정철이 한반도기를 함께 들고 입장한 게 출발점이다.

2년 뒤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남자핸드볼의 황보성일과 북한 여자축구의 이정희가 나섰다. 마지막 공동입장이었던 2007년 창춘겨울아시안게임 때는 한국 여자 알파인스키의 오재은과 북한 남자 아이스하키의 이금성이 기수를 맡았다.

관례대로라면 평창에선 '남남북녀' 순서인데, 남자 선수가 나설 한국은 개인 종목보다 단체 종목에서 기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개회식 참석을 위해선 훈련 스케줄을 조정해야 하는데, 개인 종목보다는 단체 종목의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낮아서다. 주장 박우상(33) 등 25명인 남자 아이스하키가 유력한 후보다.

상징성과 인지도를 고려해 메달권인 개인 종목 선수가 기수를 맡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엔 대회 중반 이후 경기를 치르는 선수 중에서 대상자가 나올 전망이다. 폐막일(2월 25일) 하루 전 경기 일정이 잡힌 스노보드 알파인 국가대표 이상호(23)가 유력한 후보다.

여자 선수가 나설 북한 측은 선택 폭이 넓지 않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선수가 10명 안팎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선 가장 무난한 카드가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 출전 가능성이 큰 염대옥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데다,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내는 등 경기력과 지명도를 겸비했다는 점에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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