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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지스함에 첨단 요격시스템 도입…같이 보고 따로 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호위함인 아타고함. [사진 해상자위대]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호위함인 아타고함. [사진 해상자위대]

일본이 이지스함에 새로운 첨단 요격시스템을 도입한다. 서로 떨어져 있는 이지스함들이 레이더 탐지 정보를 공유해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원격교전(Engage on Remote·EoR) 체계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2019~2020년 배치하는 해상자위대 신형 이지스함 2척에 EoR 체계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11일 전했다.

신형 이지스함 2척에 원격교전(EoR) 체계 적용 #미 해군도 같은 시스템 도입…자위대·미군 일체화 #동해서 탐지한 레이더 정보로 태평양에서 요격 #신형 SM-3 미사일 2021년 도입하면 거리 더 늘어 #日 2023년 도입 '이지스 어쇼어'도 연동할 계획 #이지스 어쇼어로 中 순항미사일 공격도 막아

미 해군 역시 이지스함에 같은 요격시스템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어서 향후 미군과 시스템을 연동해 운영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동해상의 자위대 이지스함이 탐지한 북한 탄도미사일을 태평양의 미 해군 이지스함이 요격할 수도 있다.

일본 정부는 점증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미군과의 탄도미사일방어(BMD) 일체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군 역시 자위대와의 연합작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2월 미·일 양국이 공동개발한 신형 SM-3 요격미사일(SM-3 블록2A)을 하와이에서 실전 테스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록히드마틴에 따르면 당시 요격 실험을 수행한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존 폴 존스함(DDG 53)에는 EoR 체계가 탑재됐다. 양국의 목표가 그만큼 뚜렷하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2월 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미 미사일방위청(MDA)과 일본 방위성이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인 존 폴 존스함(DDG 53)에서 신형 SM-3 요격미사일인 SM-3 블록2A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미일 양국이 공동 개발했다. 원격교전(EoR) 체계를 적용한 이지스함에서 첫 시험 발사 사례다. [사진 MDA]

지난해 2월 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미 미사일방위청(MDA)과 일본 방위성이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인 존 폴 존스함(DDG 53)에서 신형 SM-3 요격미사일인 SM-3 블록2A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미일 양국이 공동 개발했다. 원격교전(EoR) 체계를 적용한 이지스함에서 첫 시험 발사 사례다. [사진 MDA]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요미우리는 “(자위대 이지스함 레이더 정보를 이용해 요격할 경우) 미국이 일본에 지휘권을 위임하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난색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신중히 미국 측의 의향을 살필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재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미사일 방어용 이지스 호위함은 모두 4척이다. 수리에 들어갔거나 건조 중인 함정까지 고려하면 2020년에는 8척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북한의 동시다발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정할 때 이 정도 전력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이지스함 1척에 탑재할 수 있는 SM-3 요격미사일은 최대 8발에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지스함에 SM-3 블록2A를 탑재하고 EoR 체계를 갖추면 얘기는 달라진다. 현재 700㎞ 수준인 사거리가 2500㎞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원거리에서의 지원 요격이 가능하다.

일본 정부는 2019년부터 2년간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인 신형 이지스함 2척(건조비는 척당 약 1700억엔)에 우선 EoR 체계를 탑재할 계획이다. 이후 기존 이지스함들도 개보수를 검토하고 있다. 2023년 도입 예정인 지상형 이지스 요격 체계(이지스 어쇼어) 2기에도 같은 시스템을 적용해 연동시킬 방침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지상형 이지스 요격미사일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의 레이더 시설(왼쪽)과 요격미사일 발사 시설(오른쪽) 개념도. SM-3 미사일이 아닌 SM-6 미사일을 장착할 경우 순항미사일 공격도 방어할 수 있다. [사진 디펜스인더스트리데일리 캡처]

지상형 이지스 요격미사일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의 레이더 시설(왼쪽)과 요격미사일 발사 시설(오른쪽) 개념도. SM-3 미사일이 아닌 SM-6 미사일을 장착할 경우 순항미사일 공격도 방어할 수 있다. [사진 디펜스인더스트리데일리 캡처]

한편 일본은 이지스 어쇼어를 중국의 순항미사일 방어용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지스 어쇼어에 SM-6 요격미사일을 장착하면 순항미사일도 격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10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에 있는 이지스 어쇼어 실험 시설을 방문해 "(이지스 어쇼어를) 순항미사일을 포함해 어떤 미사일도 방어할 수 있는 기초적인 인프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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