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소감 끝에 “잘 잤으면 좋겠다”고 말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32회 골든디스크’ 디지털 음원부문 대상을 받은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소감 마무리 발언으로 “잘 잤으면 좋겠다”고 말한 이유가 눈길을 끈다.

아이유는 이날 수상 소감으로 고 종현을 애도하며 “아티스트가 사람들을 위로 하는 일인 만큼 그렇게 하지 못하는데, 프로의식도 좋지만 사람으로서 자신을 돌보고 아꼈으면 좋겠다. 내색하지 않다가 병드는 일이 진심으로 없었으면 좋겠다”며 “수상하신 분들 오늘 하루 동안은 마음껏 즐겁게 보내고 축하하다가 모두 잘 잤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잘 잤으면 좋겠다’ 흔히 인사말로 보이는 이 말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아이유는 지난해 11월 광주에서 열린 투어 콘서트에서 “제가 불면증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잘자’ 하고 말하는 건 조금 특별하다”고 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아이유는 이날 곡 ‘밤편지’를 쓰게 된 이유에 대해 “밤에 혼자 깨어 있으면 정말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고, 나 혼자만 못 자는 것 같고 사람이 낮에 잘 지내고 밤에 잘 자는 게 당연한 건데 왜 나 당연한 걸 못하고 있지 하는 생각도 들어 밤에 많이 외롭다. 잘 자는 사람이 있으면 조금 섭섭하기도 하다”며 “그런 제가, 나는 지금 비록 새벽 내내 이렇게 깨어있지만, 그거랑 상관없이 제발 네가 내 병을 옮지 말고, 정말 곤히 잘 잤으면 좋겠어. 내가 이렇게 깨어있어서 참 다행이다. 너의 밤을 내가 지켜줄 수 있어서 그런 마음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여러분께 이렇게 곤히 잘 잤으면 좋겠다고 하는 건, ‘잘자’ 이게 그렇게 큰 말은 아니지만 제 입장에선 정말 공들인 고백이고, 저의 순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유는 그해 12월 진행된 서울 콘서트에서도 ‘밤편지’를 부른 뒤 관객들에게 “이 곡을 들었으니 오늘 밤은 다 잘 자야 한다”고 인사했다. 그는 “밤편지 데모를 들었을 때 이건 사랑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만의 언어로 특별하게 사랑 고백을 하고 싶었다. 나만 할 수 있는 사랑 고백은 뭐가 있을까 하다가 그 말이 ‘잘자’였다”며 “내가 들지 못해서 외롭고 쓸쓸한 시간에 네가 잠들어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위안이 되고, 네가 좋은 꿈 꾸고 잘 잤으면 좋겠다는 이런 마음이 생각해보니까 진짜 사랑인 것 같다. 그런 메시지를 보내는 게 밤편지다. 이 곡을 들으시는 관객분들도 오늘 진짜 잘 잤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