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통신선 진실공방 … 남 “9일 연결됐다” 북 “남측, 3일 복구 알고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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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중단됐던 서해 군 통신선이 10일 오전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일각선 “북한, 먼저 연결하고 억지”

국방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5분 동안 서해 군 통신선 점검을 위한 시험 통신을 정상적으로 실시했다”며 “특이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서해 군 통신선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정부가 2016년 2월 12일 개성공단을 잠정 폐쇄하자 이에 반발해 북한이 일방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 3일 판문점 연락채널에 이어 이날 군 통신선이 정상 가동됨에 따라 양측 군 사이의 핫라인도 복원됐다.

“지난 3일 개통했다”는 북한의 주장(9일 남북 회담)과 북한의 기습 통보 이후 통신선 복원 사실을 놓고 남북이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기술적인 문제’라며 봉합을 시도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9일 북측의 통보를 받고 통신선이 가동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언론에 알렸다. 하지만 북측은 “남측이 3일부터 알고 있었으면서 9일에야 안 것처럼 여론전을 펴고 있고,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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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남측이 지난 3일부터 6일 내내 북측에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다가 회담에서 북측이 복원 통보를 한 직후부터 연결됐다는데 북한의 주장이 이와 다른 점이 미스터리다. 이는 우리 군이 전화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북한이 9일에 연결해 놓고 3일에 했다고 주장하는 것일 수 있다.

전직 군 관계자는 “통신선이 단절됐을 때도 오전과 오후 매일 북한에 전화를 걸어 통신선 점검을 하기 때문에 북한이 연결 지시를 했다면 당연히 전화를 받았어야 한다”며 “군 통신선은 남북의 우발적 군사적 충돌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지만 개성공단을 왕래하는 기업인들의 인적 사항 통보에 주로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연결해 놓고 먼저 연결했다고 말하는 게 껄끄러워 억지 주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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