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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8] 현대차의 미래 키워드는 '넥쏘'와 '협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대자동차의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8’ 키워드는 '수소차'와 '협업'이었다. 대표 상품으로는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앞세웠고, 미래 전략으로는 ‘협업’을 강조했다.

차세대 수소차 '넥쏘' CES 통해 최초 공개 #'기술 플래그십' 5분 충전으로 600㎞ 주행 #"수소차, 시장 확대 자신" 전기차와 투트랙 #무대 등장해 오로라 CEO와 손잡은 정의선 #경계 없는 '협업'으로 자율주행 기술 확보 #"완성차·부품업체 힘 모아 시장 키워야"

9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행사의 주인공도 이 둘이었다. 전반부엔 넥쏘가 등장해 기술적 화려함을 뽐낸 뒤 마지막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미국 스타트업인 오로라의 크리스 엄슨 오로라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손을 맞잡으며 현대차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오로라는 구글과 우버, 테슬라 등에서 자율주행 개발을 책임진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회사로 자율주행 분야에서 요즘 가장 '핫한' 스타드업이다.
 이번 CES를 통해 이름과 제원이 처음 공개된 수소차 넥쏘에는 ‘현대차의 기술적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현대차가 가진 모든 기술 역량을 쏟아부었다는 뜻이다. 독자적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탑재한 넥쏘는 1회 충전으로 6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5분 이내다. 또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차량 중 최고 수준인 자율주행 레벨 2 수준의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차선 유지와 충돌 방지를 스스로 함)을 탑재했다. 현재로선 현대차가 양산 차량에 구현 가능한, 최대치의 기술을 쏟아 부은 것이다. 이후 현대차와 오로라가 공동 개발하는 자율주행 기술도 넥쏘에 최우선 적용된다.

넥쏘 등 수소차의 시장 안착은 현대차의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다. 완성차 업체 뿐 아니라 부품사ㆍ정보통신(IT) 기업까지 앞다퉈 미래차 기술을 뽐내는 CES지만, 수소차를 대표 모델로 내세운 글로벌 기업은 현대차가 유일하다. 이유는 그만큼 오랫동안, 그리고 깊이, 많은 돈을 들여 수소차를 파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소차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전기차를 넘어서, 혹은 전기차와 함께 미래차 산업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많다. 또한 현대차나 도요타 정도를 제외하면 여전히 수소차 출시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경쟁이 치열해져야 기술 개발이 빨라지고 시장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의문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대답은 확고하다.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 담당 부회장은 이날 “향후 몇만대 시장만 형성돼도 현재 하이브리드차 만큼의 가격 경쟁력 갖출수 있고, 자율주행 기술 구현도 전력 소모가 매우 커 전기차보다 수소차가 훨씬 유리하다”며 “자율주행 관련 경험이 많은 오로라가 수소차에 꽂힌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0년 이후 7~8개의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이 수소차를 낼 것으로 보고, 전기차와 수소차의 ‘투트랙 전략’을 밀고 나갈 예정이다.

넥쏘 소개가 끝난 뒤에는 ‘협업’에 관심이 쏠렸다. 정 부회장이 직접 무대에 등장했고, 크리스 엄슨 CEO와 악수를 하며 포토타임을 가졌다. ‘현대차-오로라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양 부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며 자립을 해왔지만, (자율주행 관련 기술인) 영상인식이나 빅데이터 기술 등은 선진 업체와 협력해야 한다”며 “지금은 같이 가야하는 단계며 서로 협업하고 소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큰 전략이 독자 기술 개발에서 협업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정 부회장 역시 미디어 행사 후 “(협업으로) 시장을 크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더 과감한 협업들이 이뤄질 것을 예고했다.

라스베이거스=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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