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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30억달러 곧 바닥"…테슬라 8월 위기설 증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위기의 테슬라…8월 위기설 모락모락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쇼룸. [로이터]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쇼룸. [로이터]

자동차업계의 혁신 아이콘으로 꼽히는 미국 테슬라가 심상치 않다.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모델3 생산지체로 적자만 쌓여 #차량 인도 늦어지자 집단소송도 #리튬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악재 #

원인은 테슬라가 보급형으로 내놓은 모델3의 생산차질이다. 지난해 3월 첫선을 보인 이래 40만 명에게 1000달러(약 106만원)의 계약금에 선주문을 받아놓은 상태다. 그러나 모델3의 대량생산 일정에 차질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당초 지난해 7월부터 ‘주간 5000대 생산’을 공언했지만 3분기 내내 고작 220대를 만들었을 뿐이다. 4분기 출하량도 1550대 수준에 머물렀다. ‘주간 5000대 생산’ 소식은 지난해 11월, 올 3월, 올 6월로 계속해서 미뤄지는 중이다.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모델3. 생산지체로 집단소송 움직임이 이는 등 빨간불이 켜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모델3. 생산지체로 집단소송 움직임이 이는 등 빨간불이 켜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의 해명에 따르면 배터리를 만드는 4개 공정 가운데 한 공정에서 병목현상을 일으키며 생산이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화 프로그래밍부터 다시 깔아야 하는데 현재 수작업을 통해 진행하다 보니 하세월이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테슬라가 지난해 11월 자동화 기기 공급업체인 퍼빅스를 인수한 것도 이같은 생산라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당초 모델3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던 머스크의 전략은 빗나간 상태다. 지난해 3분기에만 6억1940만 달러(약 66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2억9400만 달러, 2015년 8억8900만 달러의 적자를 낸데 이어 적자규모는 점점 커져만 간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최근 “테슬라가 모델3를 어떻게 공급할지 해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진짜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와 비교할 때 현금보유고가 터무니없이 적다는 게 1차적인 문제”라며 테슬라가 올해 현금부족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드가 400억 달러, GM은 250억 달러, 피아트크라이슬러는 200억 달러의 현금을 갖고있는데 비해 테슬라는 30억 달러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지난달 블룸버그 통신 또한 테슬라가 추가 자본확충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올 8월이면 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3'. [로이터]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3'. [로이터]

더구나 리튬과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생산능력을 회복한다 하더라도 수익성을 담보하기 힘든 실정이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열풍이 불면서 리튬과 같은 원자재 가격이 두자릿수 비율로 뛰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테슬라가 모델3 출시와 인도 시기를 속여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고객들이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테슬라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변경하고 있다.

테슬라는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순수 전기트럭과 신형 로드스터를 공개하고 사전 계약을 받기 시작했다. 계약금만 세미 트럭은 5000달러, 로드스터는 5만 달러를 받고 있다. 그러나 모델3와 관련된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반응이 신통치 않다.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중국 전기차업체인 패러데이 퓨처의 추격이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7에서 첫선을 보인 신차 FF91의 판매가격을 최근 12만 달러(1억2700만원)로 책정하고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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