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복합건축물 438개 '화재 취약한' 필로티·가연성 외장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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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화재사고가 발생한 충북 제천의 복합상가 건물은 필로티 구조와 가연성 외장재로 급속하게 불길이 확산하면서 피해를 키웠다. 사고 직후 전문가들은 건축비용을 줄이고 공사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건축방식이 참사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21일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친 충북 제천의 복합상가 건물. 신진호 기자

지난해 12월 21일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친 충북 제천의 복합상가 건물. 신진호 기자

충남에도 복합건축물 가운데 화재·지진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이거나 가연성 외장재인 드라이비트 공법을 사용한 건물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복합건축물 4313개 가운데 994개가 드라이비트 공법 #화재 취약한 건축물 438개 소방서장이 직접 현장 점검키로 #필로티·드라이비트공법 다가구·다세대 주택도 1087개 달해

충남소방본부는 제천 화재 참사 직후 조사를 벌인 결과 충남 도내 복합건축물이 4313개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 가운데 필로티 구조는 771개(17%),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건물은 994개(23%)로 조사됐다.

충남도내 복합건축물 현황. 23%(994개)가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도내 복합건축물 현황. 23%(994개)가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필로티 구조 복합건축물이 가장 많은 곳은 천안으로 205개였으며 아산 187개, 서산 84개 등 순이었다.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복합건축물은 당진 203개, 천안 193개, 아산 122개 등으로 나타났다.

필로티 구조에다 가연성 외장재까지 사용한 복합건축물은 438개(10%)로 천안이 132개로 가장 많았고 당진 75개, 아산 71개 등이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지진 때 필로티 방식(1층에 기둥이 있고 빈 공간을 주차장 등으로 활용한 건물)으로 지어진 포항시 다세대주택 기둥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발생한 지진 때 필로티 방식(1층에 기둥이 있고 빈 공간을 주차장 등으로 활용한 건물)으로 지어진 포항시 다세대주택 기둥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필로티 구조의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3417개(21%), 가연성 외장재 사용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1567개(10%)로 집계됐다. 필로티 구조에다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다가구·다세대 주택도 1087개(7%)에 달했다.

충남에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필로티 구조 건축물에서 17건의 화재가 발생,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 4억3047억원의 재산 피해를 내기도 했다.

충남도내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현황. 3417개(21%)가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구조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도내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현황. 3417개(21%)가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구조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소방본부는 필로티 구조와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438개 복합건축물은 관할 소방서장이 직접 현장점검을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건물주 등 관련자에 대한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들 건축물에 대해서는 3월까지 소방특별조사도 진행한다.

소방관리업체를 통해 소방점검을 대행한 복합건축물 가운데 10% 이상을 선정, 표본점검을 하고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엄정하게 처벌하기로 했다.

지난달 25일 제천 복합상가 건물 화재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주차장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제천 복합상가 건물 화재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주차장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섭 충남소방본부장은 “제천 참사에서 드러났듯 화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하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온다”며 “복합건축물 등에 대한 철저한 점검으로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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