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간 의사소통상의 실수 하나가 핵전쟁 일으킬 수도”

중앙일보

입력

북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핵전쟁을 발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북미 간 의사소통상의 오해나 실수 하나가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 군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폴리티코 ‘미국과 북한은 어떻게 제3차 세계대전으로 우연히 빠져들 수 있나’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오판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

[사진 홈페이지 캡처]

[사진 홈페이지 캡처]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6일(현지시간)‘미국과 북한은 어떻게 제3차 세계대전으로 우연히 빠져들 수 있나’(How the U.S. and North Korea could stumble into World War III) 제목의 기사에 북한의 도발이나, 미국의 경고사격, 악의적인 해커 또는 단순한 사고가 북미 간 새로운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분석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핵 단추’ 말 폭탄 이후 현 상황을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오판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아시아태평양 문제에 정통한 마이클 마자르는 매체를 통해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의 불안정성이 단순한 사고마저 전쟁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마자르는 마자르는 일례로 북한이 1994년 12월 비행 도중 착오를 일으켜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미군 헬기를 격추한 사건부터 2015년 8월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를 묻어놔 한국군 장병 2명이 부상해 남북 간 군사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사건, 그리고 가장 최근인 지난달 북한군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탈북하는 북한군 병사에게 40여발의 총격을 가한사건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방적 선제 타격 같은 미국의 군사적 해결 결단이 가장 큰 전쟁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이어 북한은 이미 과거 미국 또는 한국에 대해 군사 도발을 벌인 적이 있다며, 1968년 83명의 승무원이 탑승한 미 정부함 푸에블로호가 1년 가량 납북된 사건과 2010년 북한이 천안함을 격추해 46명의 한국군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했다.

미국 비확산 문제 연구기관 군축협회(ACA)의 켈시데이븐포트 비확산담당관은 선제 타격훈련을 위한 미군 폭격기 저공비행을 북한이 잘못 해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또 큰 군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사일 및 사이버공격 능력이 발달됐지만, 미국의 군사공격이 제한된 것인지 전면전인지 등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정보기술이 부족해 전면전에 나서는 오판을 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또 북한은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에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5배에 이르는 수소탄 무기를 성공적으로 실험했지만, 미국은 북한이 5차례 핵실험을 하는 동안 수소탄 무기를 개발하려면 수년은 있어야 한다고 본 것도 실수임을 언급했다.

제임스 카트라이트 전 미국 합참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대북 발언과 김정은 간 말폭탄 주고받기는 "전면전으로 발달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오판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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