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를 강타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동물들도 살인 한파의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의 한 연못에 갇힌 백조가 발견됐다. 연못이 얼면서 연못 위에 떠 있던 백조의 몸 일부분이 함께 얼어 버린 것이다.
구조 당시 백조는 왼쪽 다리가 언 연못 아래에 끼여 버둥 거리고 있었다. 이 백조는 10시간 이상 갇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람들은 보트를 타고 백조에 접근한 뒤 주변 얼음을 깨고 백조를 구조했다.
한파로 생명에 위협을 받는 동물도 있다.
미국 남부 플로리다 지역 곳곳에서는 나무에서 떨어진 이구아나들이 발견되고 있다.
미 최남단에 위치한 플로리다주는 따뜻한 날씨로 유명하지만, 29년만에 처음으로 2.5cm가량의 적설량을 기록하는 등 한파의 영향을 받고 있다.
플로리다 주는 현재 5도 내외를 기록하고 있지만 따뜻한 지역에 서식하는 이구아나에게는 견딜 수 없는 추위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무 위에 서식하는 이구아나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진 채 발견되고 있다.
현지 야상동물보호단체는 이구아나가 바닥에 떨어져 움직이지 못한다고 해서 다 죽은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더 온도가 내려가면 얼어죽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달 27일에는 매사추세츠주 해변에서도 따뜻한 바다에 주로 사는 멸종위기종 상어가 얼어 죽은 채 떠밀려 왔다.
한편 올 겨울 미국 동부를 강타한 살인 한파와 겨울 폭풍은 북극 한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온난화로 북극 온도가 상승하면서 극지방의 찬 공기를 가둬 두는 극 제트가 약해졌고, 이로 인해 북극에 갇혀 있던 냉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온 것이다.
그 줄기가 미국 북동부로 밀려오며 한파로 이어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