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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살인 한파’에 동물들도 피해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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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를 강타한 살인 한파로 얼어버린 연못에 갇힌 백조 [YTN영상 캡처]

미국 동부를 강타한 살인 한파로 얼어버린 연못에 갇힌 백조 [YTN영상 캡처]

미국 동부를 강타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동물들도 살인 한파의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의 한 연못에 갇힌 백조가 발견됐다. 연못이 얼면서 연못 위에 떠 있던 백조의 몸 일부분이 함께 얼어 버린 것이다.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의 한 연못이 얼면서 백조가 갇혔다. [YTN 영상 캡처]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의 한 연못이 얼면서 백조가 갇혔다. [YTN 영상 캡처]

구조 당시 백조는 왼쪽 다리가 언 연못 아래에 끼여 버둥 거리고 있었다. 이 백조는 10시간 이상 갇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람들은 보트를 타고 백조에 접근한 뒤 주변 얼음을 깨고 백조를 구조했다.

보트를 타고 접근한 사람들이 연못을 깨 백조를 구조했다 [YTN영상 캡처]

보트를 타고 접근한 사람들이 연못을 깨 백조를 구조했다 [YTN영상 캡처]

한파로 생명에 위협을 받는 동물도 있다.

미국 남부 플로리다 지역 곳곳에서는 나무에서 떨어진 이구아나들이 발견되고 있다.

미 최남단에 위치한 플로리다주는 따뜻한 날씨로 유명하지만, 29년만에 처음으로 2.5cm가량의 적설량을 기록하는 등 한파의 영향을 받고 있다.

플로리다 주는 현재 5도 내외를 기록하고 있지만 따뜻한 지역에 서식하는 이구아나에게는 견딜 수 없는 추위다.

미국을 강타한 ‘폭탄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소방관이 폭설로 고립된 운전자를 구조(좌)하고 있는 가운데 따뜻하기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주도 기온이 내려가 따뜻한 지역에 서식하는 이구아나(우)가 추위를 이기지 못해 얼어붙은 채 발견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앙포토]

미국을 강타한 ‘폭탄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소방관이 폭설로 고립된 운전자를 구조(좌)하고 있는 가운데 따뜻하기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주도 기온이 내려가 따뜻한 지역에 서식하는 이구아나(우)가 추위를 이기지 못해 얼어붙은 채 발견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앙포토]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무 위에 서식하는 이구아나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진 채 발견되고 있다.

현지 야상동물보호단체는 이구아나가 바닥에 떨어져 움직이지 못한다고 해서 다 죽은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더 온도가 내려가면 얼어죽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달 27일에는 매사추세츠주 해변에서도 따뜻한 바다에 주로 사는 멸종위기종 상어가 얼어 죽은 채 떠밀려 왔다.

한편 올 겨울 미국 동부를 강타한 살인 한파와 겨울 폭풍은 북극 한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온난화로 북극 온도가 상승하면서 극지방의 찬 공기를 가둬 두는 극 제트가 약해졌고, 이로 인해 북극에 갇혀 있던 냉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온 것이다.

그 줄기가 미국 북동부로 밀려오며 한파로 이어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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