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 본부, 국방부 영내로 이전키로…용산공원 탄력받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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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국방당국이 서울 용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사령부 본부를 국방부 영내에 두기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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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4일 서울사이버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초청 강연에서 “한미연합사령부의 경우 본부는 서울에 잔류할 것”이라며 “한국 국방부와 합참이 있는 국방부 구역 안에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용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사령부 본부를 주한미군 기지 이전 이후 국방부 구역에 두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한미 국방당국이 용산 미군기지 이전 사업과 관련해 연합사 본부를 일단 국방부 영내에 둔다는 큰 원칙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그간 미 측은 용산기지에 잔류를 희망하고, 우리 측은 합참 청사 입주를 원해왔다.

국방부는 미측의 사정을 감안해 용산기지 반환 후에도 전체 면적의 10% 내외를 계속 공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서울시와 정부 일각에서 용산공원 조성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반대해왔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국방부 영내 입주’라는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군의 한 관계자는 “한미연합사 본부를 국방부 영내에 두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면서 “국방부 청사와 합참 청사가 아닌 영내 다른 건물로 입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국방부와 합참 청사를 배제한 것은 미군 장비를 가동하는 전기시설의 일부가 우리와 다르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일각에서는 국방부 영내에 있는 국방시설본부를 최우선 입주 장소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시설본부가 미군기지와 담장 하나를 두고 있어 기존에 미군기지에 가설된 전기시설을 끌어다 사용하기 편리해서다.

양국은 곧 입주 지역을 확정해 주한미군과 국방부 간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한편 연합사 본부가 이전을 완료할 경우 미군의 용산기지 반환 후 추진되는 용산공원 조성 계획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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