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찾은 김성태 “김부겸 사퇴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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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4일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화재 참사 현장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은 늑장대처로 화를 키워버린 제천 화재 참사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제천 복합상가 화재 참사 현장에 방문해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제천 복합상가 화재 참사 현장에 방문해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충북 제천 하소동 스포츠센터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천 화재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사퇴와 조종묵 소방청장 파면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참사에 대해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무참히 잃어버린 전형적인 인재”라며 “허둥대는 초동대처와 우왕좌왕하는 현장대응 미숙으로 화가 커져 버렸다. 망연자실한 유족들의 아픔은 아직도 그 끝을 모르는데 정부 당국은 어영부영 벌써 제천참사를 망각한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새해 벽두부터 조선소를 찾아 파안대소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단식투쟁까지 불사하며 유족의 아픔을 함께하고자 한다던 모습은 찾아볼 수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4일 오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 관계자들과 함께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 앞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 관계자들과 함께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 앞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선 “김 장관은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새해 벽두에 제천이 아닌, 대구 근처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과는커녕 미소를 머금고 대구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제천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보름이 넘은 이 날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현장을 찾자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인 김부겸 견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본인은 "출마 의사가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김부겸 장관은 6·13 지방선거에서 여권의 유력한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김 장관은 자유한국당 현역 권영진 대구시장을 따돌리고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 조사에서 김 장관은 43.0%의 지지율로 권영진 시장(29.8%)을 10% 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외 매일신문(김 40.0%, 권 21.0%), 영남일보 (김 41.5%, 권 17.5%), 대구신문(김 32.1%, 권 18.8%)도 마찬가지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비록 지방선거가 5개월 이상 남았지만, 보수의 심장부에서 김 장관의 지지율이 월등하게 높게 나오자 한국당 측이 제천 참사 책임론을 다시 끄집어냈다는 지적이다.

김 원내대표는 아울러 한국당이 위원장을 맡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사고 수습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동시에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등 책임자 처벌을 계속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제천=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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