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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만나려면 80만원' 표 팔아 파티 연 트럼프 대통령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표 팔아 송년파티 여는 대통령…트럼프, 이해충돌 또 논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매년 개최 # 회원은 64만원, 비회원은 80만원 # 표 팔아서 대통령 접근권 주는 셈 #“공적 지위를 사업에 이용” 또 논란 #

31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송년파티에 참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와 그의 부인 멜라니아(오른쪽), 아들 배런. [AP=연합뉴스]

31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송년파티에 참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와 그의 부인 멜라니아(오른쪽), 아들 배런. [AP=연합뉴스]

2017년의 마지막 날,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송년 파티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 20년 전부터 매년 열고 있는 파티임에도 올해만큼은 시선은 따갑다. 대통령이 된 뒤에도 개인 소유지에서 예년처럼 파티를 여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공적 지위를 사업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에 또다시 휩싸였다”며 파티를 둘러싼 논란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마라라고 송년파티에 참가한 트럼프 대통령 장녀 이방카(왼쪽에서 두번째)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왼쪽에서 셋째). 양 옆은 부부의 아들 조셉과 딸 아라벨라. [REUTERS=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마라라고 송년파티에 참가한 트럼프 대통령 장녀 이방카(왼쪽에서 두번째)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왼쪽에서 셋째). 양 옆은 부부의 아들 조셉과 딸 아라벨라. [REUTERS=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파티의 입장료다.
올해 마라라고송년 파티 참석자들은 회원일 경우 600달러(약 64만원), 비회원일 경우 750달러(약 80만원)를 입장권 가격으로 지불했다. 지난해엔 각각 525달러, 575달러였다.

이 가격엔 레드카펫을 밟고 파티장에 입장해서 저녁 식사를 하고, 새벽 1시까지 연회장에서 춤을 추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도 듣는다.

파티 주최자가 대통령이 되면서, 참가자들이 파티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한 가지가 더 늘었다. 이른바 ‘대통령 접근권’이다.
이 때문에 아무리 비싸도 표는 매진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개최한 지난해 파티의 입장권 약 600장은 전부 팔려나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윤리자문 변호사를 지낸 리차드 페인터는 “트럼프는 여전히 자신의 사업과 공적 업무를 결합해 운영 중”이라며 “그는 송년 파티를 통해 (마라라고) 입회 비용인 20만 달러(약 2억 1000만원)를 낼 수 있는 사람들에게 대통령 접근 권한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라라고의 바에 가면 고위 관료와 마주칠 수 있다”며 “사실상 로비임에도 이런 만남은 로비활동공개법(Lobbying Disclosure Act)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돈을 지불하고 특권을 누리는 것이 분명하지만, 견제나 감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송년파티에 참석한 스티브 므누신(오른쪽) 미 재무장관 부부.[ REUTERS=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송년파티에 참석한 스티브 므누신(오른쪽) 미 재무장관 부부.[ REUTERS=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수시로 개인 소유지를 찾아 이해충돌 논란을 불러왔다.
지난해 3월 이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자신의 리조트·골프장 등을 찾을 때마다 장소가 언론에 노출돼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잠재 고객들에겐 그것에 가면 트럼프를 만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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