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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만큼 뜻깊은 우승..." '승부사' 유남규 감독이 흘린 '값진' 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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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생명 여자탁구 단체전 우승   (서울=연합뉴스) 삼성생명 여자탁구가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 대회에서 13년 만에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유남규 감독(오른쪽 세번째)이 이끄는 삼성생명은 26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지난해 우승팀 포스코에너지를 게임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7.12.26 [월간탁구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2017-12-26 20:16:11/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삼성생명 여자탁구 단체전 우승 (서울=연합뉴스) 삼성생명 여자탁구가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 대회에서 13년 만에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유남규 감독(오른쪽 세번째)이 이끄는 삼성생명은 26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지난해 우승팀 포스코에너지를 게임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7.12.26 [월간탁구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2017-12-26 20:16:11/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지난 26일 대구실내체육관. 제71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에 나선 삼성생명 선수들이 포스코에너지를 게임 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두자 유남규(49) 삼성생명 감독은 선수들과 일일이 얼싸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갑자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부임 22개월만에 힘겹게 이룬 종합선수권 우승이었기에 개인적인 눈물의 의미는 더 컸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땄던 유 감독은 냉철한 승부사로 유명하다. 겉으론 장난기 많고 유쾌한 '동네형'같지만 탁구장에만 들어서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면서 선수들을 강하게 키우는 지도자로 돌아선다. 농심삼다수, 에쓰오일, 국가대표팀 감독 등 주로 남자팀을 이끌어왔던 그는 지난해 2월 삼성생명 여자탁구단을 맡았다. 그가 맡은 삼성생명 여자팀은 대한항공, 미래에셋대우, 포스코에너지 등에 밀려왔다. 종합선수권 단체전에서 우승한 것도 2004년이 마지막이었다. 유 감독에겐 새로운 도전이었다.

유 감독은 삼성생명 선수들의 근성을 키우려 애썼다.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승리 DNA를 심고 싶었다. 그리고 전국 대회에서 조금씩 성적을 끌어올렸다. 그런데 우승과는 별다른 인연을 맺지 못했다. 각종 대회에서 7차례 결승에 올랐는데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유 감독은 "결승 오르고 준우승하고를 여러차례 반복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졌다. 어려운 과정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 탁구 선수, 팀을 가리는 종합선수권대회는 유 감독이 욕심을 내고 싶은 대회였다. 유 감독은 "아침 9시부터 야간까지 선수들이 훈련해왔다. 힘든 과정들이 많았는데 나 믿고 선수들이 끝까지 따라와줬다. 선수들도 절실함을 가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대회 여자단식 우승자 최효주부터 고교 졸업을 앞둔 김지호까지 모든 선수들이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지난해 이 대회 우승팀이었던 포스코에너지를 완파했다. 1단식에 나선 정유미가 유은총을 3-2로 눌렀고, 2단식에 나선 최효주가 대표팀 에이스 전지희를 3-1로 꺾으면서 분위기를 탔다. 이어 복식 경기에서 최효주-김지호가 전지희-유은총을 3-2로 물리치면서 3경기를 먼저 모두 가져왔다.

유 감독은 "힘들었던 게 한순간에 생각나서 그랬는지 감정이 북받쳤다. 우승으로 한순간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면서 "삼성생명의 종합선수권 13년만의 우승을 나와 선수들이 함께 이뤄서 매우 보람된다. 2017년 마지막 대회에서 1위를 해서 매우 값지다"고 기뻐했다. 부임 첫해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 대회 단체전 '무관'에 그칠 뻔 했던 삼성생명을 일으켜세운 유 감독에겐 현역 선수 때 수차례 이뤘던 우승 못지 않은 의미있는 우승이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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