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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의 군사훈련 연기 제안 받아들여야” 中 환구시보 촉구

중앙일보

입력

중국에서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는 전문가 발언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매체가 “미국은 한국의 한·미 군사훈련 연기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26일자 사설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밝힌 평창 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 제안을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자칭궈 베이징대 교수 “북핵 사고, 경제 붕괴, 선제 공격, 정치 동란 가능”

신문은 “한·미 군사위협과 북한 핵·미사일 시험은 지난 몇 년간 서로 자극하면서 악순환을 이어왔다”며 “닭이 계란을 낳는지 계란이 닭을 낳는지는 이미 구분하기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북한 핵·미사일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한·미의 대북 군사위협은 화살이 시위에 걸린 상태로 참수 행동은 이미 공개 훈련 중”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한국의 한미 군사훈련 연기 제안을 받아들여야한다고 촉구한 환구시보 26일자 사설. [환구망 캡처]

미국이 한국의 한미 군사훈련 연기 제안을 받아들여야한다고 촉구한 환구시보 26일자 사설. [환구망 캡처]

사설은 “한국이 먼저 나섰다”며 “만일 미국이 한국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군사훈련 연기는 한반도 정세에 ‘하나의 갈림길’로 희망을 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일정 시간 동안 새로운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으면 ‘쌍중단’의 기본 조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평양과 워싱턴이 관계를 완화하는 쪽으로 상호 움직일 가능성이 생긴다”고 관측했다.

사설은 끝으로 “지금 미국이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여야한다 ”며 “이 겨울에 북한을 위협하는 새로운 연합 군사훈련을 시작하지 않고 대국의 유연성을 발휘해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일단 이 기회가 열리면 평양이 잡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 위기는 각본도 감독도 없어 누구의 어떤 행동이 역사를 창조한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2018년이 한반도에 새로운 ‘전쟁의 해’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끝맺었다.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 [사진=베이징대 웹사이트]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 [사진=베이징대 웹사이트]

한편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한반도에 네 가지 위기 출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자칭궈 원장은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첫째 북한의 핵실험 사고 발생, 둘째 유엔 제재 강화로 북한 경제의 경색, 셋째 미국이 예방적 군사행동에 나서거나, 넷째 북한에서 정치적 동란이 발생할 네 가지 가능성을 상정할 수 있다”며 “실제로 위기가 발생하면 한·미·중 군대가 우발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난민 처리 등을 포함해 관계국이 사전에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 원장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여러 경로에서 들어오는 정보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에 예방 공격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대북 석유공급 중지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히려 위기를 일으킬 수 있어 중국 정부는 매우 신중하지만, 석유 공급 중단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북한이 국제 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면 중국은 추가적인 노력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 “당연히 있다”면서도 “문제는 어떤 합의를 이룰 수 있느냐인데 나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회의론을 폈다. 그러면서 “북한은 중국을 포함해 누구도 믿지 않으며 핵무기 개발이 스스로 안보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롄구이(張璉瑰) 중앙당교 교수도 25일 국제관계 전문 웹사이트 둔자오왕(鈍角網)에 기고한 글에서 “무력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미국의 준비는 진담”이라며 “핵을 버리면 살고, 핵을 고집하면 죽음”이라고 진단했다. 장롄구이 교수는 “미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최후 기한은 내년 3월 말”이라며 “이 전에 미국은 반드시 행동을 취할 것으로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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