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 6~7층 계단 사이에서 발견된 희생자 안모씨의 여동생이 “오후 8시 1분에도 20초 동안 전화가 연결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천 참사는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 불이 시작됐다. 건물에 진입할 수 있는 구조대가 도착한 건 오후 4시 9분 쯤이었다.
25일 조선일보는 전화를 받은 사람이 안씨가 아닌 소방대원이 아니냐는 추측에 대해서 안씨 아들은 “만약 소방대원이 받았다면 아버지 인적 사항을 물었을 것 아니냐. 또 다른 사람이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때까지 생존자가 있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또 다른 유족 박모씨는 “장모님이 21일 오후 5시쯤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고, 남편과 함께 헬스장에 갔다가 숨진 장경자씨의 아들은 “유리창 너머로 어머니를 보면서 17분이나 통화를 했다. 구조대가 왔을 때 ‘불법 주차 차를 밀고서라도 구조해달라’고 했지만 아무것도 못 했다”고 말했다.
참사 피해 유가족은 소방관의 초기 대응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유족 대표는 “2층 여자 목욕탕 휴게실 옆 황토방 유리창은 사람 한 명이 들어갈 크기다. 이 창을 통해 구조대가 진입했다면 20명 모두 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대는 오후 4시 35분이 지나서야 비상계단을 통해 2층 비상구(철문)을 뚫고 진입했다. 이미 20명이 모두 숨진 뒤였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